4·7 서울 보궐선거를 코앞에 둔 6일,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꼭두새벽부터 '노회찬 버스'로 유명한 6411번 시내버스의 첫차에 몸을 실으며 하루를 시작했다.
6411번 버스는 고(故) 노회찬 정의당 의원 덕분에 유명해졌다. 노 전 의원은 2012년 한 연설에서 "(버스 승객들은) 이름이 있지만, 그 이름으로 불리지 않는다. 그냥 아주머니, 청소하는 미화원일 뿐, 존재하되 우리가 존재를 느끼지 못하고 함께 살아가는 분들"이라며 필수노동자들의 삶을 조명한 바 있다.

박 후보는 이날 "저는 노회찬 의원이 (2014년 재보궐선거 때) 동작에 출마했을 때도 혼신의 힘을 다해 도와드렸다. 어떤 유불리도 따지지 않고 진심을 다해 도움을 드렸다"면서 과거 노 전 의원과 정의당의 선거 운동을 도왔던 '특별한 인연'을 소개했다.
심상정 의원을 향한 박 후보의 선거 지원 요청에 대해 "염치가 있어야 한다"고 한 여영국 정의당 대표에 대해서도 "아마 섭섭한 부분이 많이 있어서 그랬을 거라 생각한다"면서 비판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같은 박 후보의 최근 행보는 재보선 승리를 위해 진보 세력의 표심 결집이 절실한 상황에서 21대 총선 위성정당 논란, 민주당의 재보선 공천 결정 등으로 최근 사이가 요원해진 정의당 지지층을 끌어안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다만 국민의힘 오세훈 캠프의 이준석 뉴미디어본부장은 6일, 박영선 후보가 고 노회찬 전 정의당 의원을 팔아 정의당 지지표를 얻으려 했다며 맹비난했다.
이 본부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박영선 후보가 이날 새벽 구로에서 출발하는 6411번 버스에 탄 사실을 지적하면서 "예전에 위성정당으로 뒤통수 치고 헤어진 정의당에게 이러면 이것은 2차 가해다"고 주장했다.
이어 "노회찬 의원이 선거 때 6411번 버스를 타셨던가?"라며 "버스와 지하철 등의 대중교통 수단 내에서는 선거운동을 못하게 되어 있는데 지지호소 등을 안하셨기 바란다"고 꼬집었다.
이 본부장은 "첨부된 사진들에 '박영선 캠프 제공' 이라고 돼 있는데 선거 전날 한 후보의 6411번 체험기 사진을 찍기 위해서 노회찬 의원이 언급하셨던 청소나 경비업에 종사하는 노동자 두세분이 앉아서 가지 못하고 서서 가셔야 했을 것"이라며 박 후보측 홍보전략이 보기 딱하다고 했다.
[사진] 박영선 후보 캠프, 이준석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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