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22일 이른바 '윤석열 X파일'에 대해 "출처 불명의 괴문서로 정치공작을 하지 말고, 진실이라면 내용·근거·출처를 공개하기 바란다"며 개의치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윤 전 총장 측 이상록 대변인은 이날 오후 입장을 내고 "저는 국민 앞에 나서는 데 거리낄 것이 없다. (그렇지 않았다면) 지난 8년간의 공격에 버티지 못했을 것"이라는 윤 전 총장의 입장을 전했다.

또 X파일에 대해 "진실을 가리고, 허위사실 유포와 불법사찰에 대해 책임을 분명히 해야 한다"며 "공기관과 집권당에서 개입해 작성한 것처럼 말하기도 하던데, 그렇다면 명백한 불법사찰"이라는 입장도 밝혔다.
윤 전 총장의 장모 최모씨가 도이치모터스의 주가조작 의혹에 연루됐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누구나 동등한 수사와 재판을 받아야 한다는 소신을 가지고 있고, 가족이라도 예외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또 "검찰 재직시에도 가족 사건에 일절 관여한 적이 없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다만 최근 출처불명의 괴문서에 연이어 검찰발로 확인되지 않은 내용이 보도된 것은 정치공작의 연장선상이 아닌지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앞서 이날 CBS 노컷뉴스는 윤 전 총장의 부인 김건희씨가 연루됐다는 의혹이 불거진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장모 최씨도 깊이 관여한 정황이 검찰에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한편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이 확보한 '윤석열 X파일'은 각각 4월 말과 6월 초에 작성된 두 가지 버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가지 문건 모두 10쪽짜리라고 한다.
장 소장에 따르면 4월말 작성 문건에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한 기본 정보가 담겨 있다. 윤 전 총장의 좌우명·인적사항·근무지, 처와 장모의 인적사항 등이 정리돼 있다고 한다.
4월은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별의 순간'을 언급하면서 윤 전 총장을 차기 유력 대권 후보군에 올려놓은 뒤 윤 전 총장이 각계 전문가들을 만난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기 시작할 때다.
또 하나는 6월초에 작성된 것으로 보이는 10쪽짜리 문건으로 'X파일'의 핵심이다. 여기에는 윤 전 총장 본인뿐 아니라 장모·처와 관련된 의혹들이 나열돼 있고, 각 사안에 대한 공세 방식도 적혀있다고 한다.
장 소장은 "이 사안은 정치적으로 어떻게 공격해야 한다, 이것은 사실관계를 좀 더 확인해야 한다, 이건 청문회 때 나왔던 문제다, 이것은 문제가 없어보인다 등과 같은 내용들이었다"고 전했다.
5~6월은 전 총장이 국민의힘 인사들과 직간접적인 접촉을 늘려나가던 시기다.
윤 전 총장은 5월31일 어린시절 친한 친구였던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과 강원도 강릉에서 만났고 6월초에는 이전에도 정진석·윤희숙 의원과 회동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이때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 내 다수 의원들과 접촉하면서 '조기 입당설'이 쏟아져 나왔다.
장 소장은 해당 문건을 입수한 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에게 전달하고자 연락했지만 통화할 수 없었다고 한다.
그는 "지난 19일 (이 대표에게) 전화를 했는데 안 받고 콜백도 없었다"며 "한 최고위원이 달라고 하길래 주겠다고 했더니 자기가 가지고 있으면 오해받는다고 주지 말라고 말을 바꾸더라"고 했다.
장 소장은 해당 문건을 국민의힘 다른 의원들에게 전달하지 않았다며 "문건상 의혹에 대한 신빙성을 제가 확인할 수는 없다. 다만 정치적인 공세를 받으면 잘 방어하고 대응해야 할 문제들인 것은 맞는다"라고 강조했다.
장 소장은 윤 전 총장 측에서 별도의 연락을 받은 사실은 없고 의혹의 구체적인 내용은 전달할 수 없다고 함구했다.
[사진] 뉴스1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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