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적 선택을 한 이모 중사의 성추행 당일의 차량 블랙박스 영상이 공개됐다. 지난 3월2일 원치 않은 회식에 참석한 뒤 관사로 복귀하는 차 안에서 오갔던 대화 내용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MBC PD수첩은 유족 측으로 전달 받은 블랙박스 영상을 29일 공개했다. 후임 부사관이 운전하는 차량에 탑승한 장모 중사는 이 중사와 함께 뒷자리에 앉아 추행을 벌였다.
특히 장 중사는 "정신차려", "정신차려 이 중사"와 같이 마치 본인이 술에 취한 이 중사를 챙겨주는 것처럼 했다. 그러면서 이 중사를 추행했다.
장 중사의 추행이 지속되자 이 중사는 "장 중사님 내일 늦게 출근하십니까"라며 일부러 말을 걸기도 했다. 또한 "보름달은 언제 뜨려나"처럼 일부러 혼잣말을 하기도 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하지만 장 중사의 추행은 멈추지 않았다. 그러자 이 중사는 "장 중사님 내일 얼굴 봐야 하지 않습니까"라며 직접적으로 말하기도 했다. PD수첩에 따르면 최소 20분동안 추행이 지속된 것으로 보인다.
이 중사는 차가 부대에 도착하자 숙소를 한참 남겨둔 거리에서 내렸다. 운전자가 "괜찮으시겠습니까"라고 묻자 이 중사는 "응 걸어갈 수 있어"라고 답했다.
이 중사가 내린 뒤 얼마 후, 장 중사도 차에서 내렸다. 장 중사는 이후 이 중사가 간 방향까지 걸어가는 모습이 블랙박스에 담겼다.
이 중사는 관련 블랙박스 영상을 군사경찰에 제출했다. 하지만 당시 제20전투비행단 군사경찰대대는 이를 사실상 누락했다.
아울러 PD수첩은 이날 20비행단 정보통신대대장과 노모 준위가 사건 이후 이 중사 부모를 만났을 때의 육성 파일도 공개했다. 노 준위는 이 중사에게 회유·압박 등 '2차 가해'를 가한 혐의로 지난 12일 구속됐다. 대대장도 현재 피의자 신분이다.
대대장은 이 중사 부모에게 "이 중사 보호가 중요하기 때문에 가해자와 피해자하고 완전히 분리하고, 더도 아니고 덜도 아니고 지은 죄만큼 처벌받을 수 있게 그런 것들이 정상적으로 진행될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노 준위는 "요즘 성관련 사건은 피해자 기준"이라며 "안에서 걱정을 하시거나 이러실 필요는 없다"고 했다.
[사진] 뉴스1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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