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한 재래시장에 '윤석열 베개'가 등장했다. 보수 텃밭인 대구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경선 후보의 높은 인기를 이용하려, 윤 후보가 반려묘와 함께 베개를 베고 있는 사진까지 동원해 장사에 나섰다.

22일, 윤석열 캠프는 인스트그램 계정인 '토리스타그램'에 대구 서문시장 침구류 가게 모습을 소개했다.
해당 가게는 '윤석열 베개'라는 즉석 상표와 함께 지난 5일 반려묘를 옆에 두고 베개를 한 채 스마트폰을 보고 있는 윤 후보 사진을 내걸었다.
윤석열 캠프는 '초상권 침해 아니냐'는 댓글에 "소상공인들께 도움이 된다면 초상권은 무료"라며 개의치 않겠다고 했다.
한편 윤석열 후보는 22일 서울 종로구 캠프 사무실에서 자영업비대위 관계자들을 만나 "자영업자에게만 희생을 강요하는 방역지침이 개선될 필요가 있다"며 "선거 의제로 끌고 가서 집권 후에는 자영업의 애로사항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해서 조치해갈 생각이다"라며 자영업자, 소상공인과 함께 가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반면 윤석열 전 총장이 '민지(MZ)야 부탁해' 캠페인을 통해 청년 세대와의 소통에 나섰지만 정작 20·30세대의 반응은 싸늘하다.
23일 야권에 따르면, 윤 전 총장은 지난 21일 페이스북에서 MZ(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 세대가 당면한 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 아이디어를 함께 모색한다는 취지로 해당 캠페인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윤 전 총장은 해당 게시글과 함께 캠프진과 회의를 하는 모습을 연출한 영상도 올렸다. 영상에서 윤 전 총장은 "민지한테 연락이 왔다"며 코로나19로 취업에 걱정인 학생들과 집값과 육아를 걱정하는 청년들을 소개, "민지가 해달라는데 한 번 좀 해보자. 같이 하면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게시글에는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는 댓글이 상당수 달렸다. 영상에서 윤 전 총장이 캠프관계자들에게 가르치려는 듯한 모습, 인위적인 연출 등이 청년세대에게 와닿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청년세대로 추정되는 한 이용자는 "젊은 척해서 불쾌감 주지 말고 실력으로 승부 보면 안 되나"라며 "정세균 틱톡, 박용진 롤린춤에 이어 윤석열의 민지 시리즈로 조리돌림당할 게 뻔해서 가슴이 웅장해진다"고 꼬집었다.
MZ세대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의 갈등, 토론회 참석에 대한 윤 전 총장 측의 태도를 문제 삼는 댓글도 다수 달렸다.
한 이용자는 "괜히 토론회 하기 싫어서 이 핑계 저 핑계 대면서 2030 당대표 공격하는 건 졸렬한 모습"이라고 지적하며 "토론이 무서워도 도전하고 맞서야지. 질 때 지더라도 창피한 모습 보여주지 말라"고 했다.
정치권에선 청년 세대가 윤 전 총장을 향해 냉담한 반응을 보이는 이유를 두고 그의 실언 논란과 이 대표와의 갈등 등으로 '꼰대' '불공정' 이미지가 굳어졌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자신의 삶과 관련한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MZ세대의 특성상, 윤 전 총장의 '120시간 노동' '건강한 페미니즘' 실언 논란이 차기 대통령으로서의 적절성에 의문을 갖게 했다는 것이다.
특히 당내에서 토론을 회피하는 듯한 윤 전 총장의 태도가 MZ세대가 중시하는 '공정' 감수성을 자극했다는 분석도 있다.
[사진] 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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