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대 대선을 58일 앞두고 캐스팅보트로 꼽히는 청년 표심을 잡기 위한 대선 후보들의 행보가 이어지면서 '젠더 이슈'가 전면으로 떠올랐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모두 '병사 월급 200만원' 카드를 꺼내며 20대 남성(이대남) 공략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20대 여성(이대녀)을 둔 입장은 첨예하게 엇갈리는 모습이다.
윤 후보가 '여성가족부 폐지'를 전면에 내세운 가운데 이 후보는 "정치 목적으로 한쪽 편을 들면 안 된다"며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심상정 정의당, 안철수 국민의힘 후보도 가세해 당분간 이를 둘러싼 논쟁은 계속될 전망이다.
◇이대남 표심은 '병사 월급 인상'?…후보 모두 한목소리
윤 후보는 지난 9일 페이스북을 통해 '병사 봉급 월 200만원'이라고 공약했다. 20대 남성을 적극 공략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이 후보의 '스마트강군, 선택적 모병제'에도 담긴 내용이다. 이 후보는 지난달 공약 발표를 통해 병사 월급을 오는 2027년까지 200만원으로 올리겠다고 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 역시 지난해 11월 '한국형 모병제' 공약 발표를 통해 2030년대 전원 모병제 전환을 목표로 초봉 월300만원 수준의 급여를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아직 구체적인 공약을 발표하진 않았지만, 부사관·장교 월급을 포함한 관련 구상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尹 '폐지' 李 '신중' 沈 '확대' 속 여가부 개편안 '동상이몽'
이처럼 군인 월급 인상엔 후보들이 한목소리를 내며 처우 인상을 주장하고 있지만, 이대녀를 바라보는 시선은 복잡하다.
윤 후보가 지난 7일 '여성가족부 폐지'를 공약으로 내세우며 불을 지폈다. 윤 후보는 "남녀를 나누는 것이 아닌 아동, 가족, 인구감소 문제를 종합적으로 다룰 부처 신설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이 후보와 안 후보는 신중한 모습이다. 이 후보는 최근 페미니즘, 성소수자 등 의제를 주로 다루는 '닷페이스' 채널에 출연해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이 후보는 전날 "제가 거기(닷페이스) 한번 출연했다고 엄청나게 혼나고 있다. 조금만 말을 잘못하면 큰일 나는 수가 있어 조심해야 한다"며 "기성세대가 정치적인 목적을 가지고 한쪽 편을 들면 안 된다"고 말했다.
다만 이 후보는 지난해 11월 "여성이라는 이유로 차별받아선 안 되는 것처럼, 남성이라는 이유로 차별받는 것도 옳지 않다"며 여가부를 평등가족부, 성평등가족부 등으로 바꾸는 방안을 제안한 바 있다.
안 후보 또한 이날 여가부에 대한 입장을 묻는 말에 "종합적인 정부 개편안에 대해 발표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반면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는 최근 페이스북에 '여성가족부 강화'라는 문구를 적어 윤 후보와 정면 배치되는 입장을 내놨다. 심 후보는 여가부를 확대 강화한 성평등부 격상, 아동청소년부 독립 등을 약속했다.
이처럼 후보들의 입장이 갈리는 것을 두고 정치권에선 '젠더 갈등을 조장한다', '갈라치기 정치를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2030이 워낙 캐스팅보트로 떠오르다 보니 불가피한 측면이 없지 않다"며 "메가 담론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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