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28일 오후 청와대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을 직접 마중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만찬장으로 향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5시58분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함께 여민1관 앞에 먼저 도착해 윤 당선인을 기다렸다.
윤 당선인이 타고 온 차량은 오후 5시59분 여민1관 앞에 멈췄고 문 대통령은 차에서 내린 윤 당선인과 악수를 나눴다. 윤 당선인은 직접 문 대통령에 "잘 계시죠?"라고 안부를 물었다.
뒤이어 문 대통령은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과도 악수를 했고, 장 비서실장은 유 비서실장과도 악수했다.
문 대통령은 흰 셔츠에 남색 줄무늬 넥타이, 남색 정장 차림으로 윤 당선인을 맞았다. 윤 당선인은 흰 셔츠에 분홍색 넥타이를 매고 짙은 감색 정장을 입었다.
그간 윤 당선인이 대선 후보 시절부터 공개석상에서 빨간색 넥타이를 주로 착용해왔던 점을 감안하면 이날은 확실히 옅은 색을 착용한 것이다.
윤 당선인은 여민관을 쳐다보며 "이쪽 어디에서 회의한 기억이 한 번 (있다)"고 회상하기도 했다.
이후 문 대통령은 윤 당선인과 함께 녹지원을 가로질러 상춘재로 향했다. 이 과정에서 문 대통령은 녹지원 한복판에 자리한 소나무를 직접 가리키는 등 경내 곳곳을 직접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여기가 우리 최고의 정원이라고 극찬을 하셨던 (곳)"이라며 "이쪽 너머가 헬기장(이 있고)…"라고 말했다.
통상적인 손님맞이 성격이었지만 윤 당선인이 용산 국방부 청사로 대통령 집무실 이전을 추진 중인 상황과 연결지어 바라보는 관측도 나왔다.
상춘재에 들어서자 문 대통령은 상춘재 오른편에 핀 매화꽃을 가르키며 "저기 매화꽃이 폈다"고 언급하면 둘 사이에 잠시 환담이 오갔다.
▶문 대통령 : (상춘재 오른편을 향해) 저기 매화꽃이 폈습니다.
▶윤 당선인 : 네, 정말 아름답습니다.
▶문 대통령 : (상춘재 현판을 가리키며) 항상 봄과 같이(常春) 아마 국민들이 편안하기를 바라는 그런 마음….
▶윤 당선인 : 네, 아유 정말 (감탄하며 상춘재 왼편의 산수유 나무 가리키며) 저게 지금 무슨 꽃인지 모르겠어요.
▶문 대통령 : 산수유예요.
▶윤 당선인 : 산수유군요.
▶문 대통령 : 청와대에 이런 전통 한옥 건물이 없기 때문에 여러모로 상징적인 건물입니다. 좋은 마당도 어우러져 있어서 여러 가지 행사에 사용하고 있습니다.
▶윤 당선인 : 네.
이어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은 함께 뒤돌아 녹지원 전경을 바라보다 문 대통령이 "이제 들어가면 되죠"라고 물은 뒤 오후 6시3분 함께 상춘재에 입장해 만찬을 시작했다.
한편 문 대통령이 윤 당선인을 만난 것은 지난 9일 20대 대선 이후 19일 만이며 역대 대통령과 당선인 간 만남 중 가장 늦은 기록이다. 당초 지난 16일 오찬 형식의 만남을 갖기로 했다가 양측 간 실무적 협의가 마무리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불발된 바 있다.
두 사람의 마지막 대면은 2020년 6월22일 반부패정책협의회 이후 21개월 만으로 당시 윤 당선인은 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 자격으로 청와대를 찾은 바 있다.
ⓒ오펀 (www.ohfun.net)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ohfun.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