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3대 쇠고기덮밥(규동) 업체 중 하나인 '요시노야' 임원이 강연 중 젊은 여성을 성적 비하하는 발언을 해 결국 해임 처리됐다.
요시노야의 모회사인 요시노야 홀딩스는 19일 공지문을 내고 "전날 개최된 임시 이사회에서 이토 마사아키 상무이사 해임을 결의했다"고 발표했다.
요시노야에서 마케팅을 담당해 온 이토 전 상무는 지난 16일 와세다대학이 사회인을 대상으로 주관한 '디지털시대 마케팅 종합강좌'에 강사로 참여했다.
당시 그는 젊은 여성들을 새로운 고객으로 끌어들이는 마케팅 전략을 '처녀 약물 중독 전략'이라고 이름 붙인 뒤 웃으면서 여러 차례 강조했다.
이토 전 상무는 이 전략에 대해 "시골에서 갓 상경한 세상 물정 모르는 어린 소녀를 규동에 중독시키는 것"이라고 설명한 뒤 "남자에게 비싼 밥을 얻어먹으면 (규동은) 절대 안 먹는다"고 말했다.
특히 그의 발언 중 '약물 중독'(シャブ漬け)이라는 용어를 직역하면 '마약 절임'으로, 어린 여성을 각성제로 중독시켜 이성을 마비시킨 뒤 감금해서 성매매를 시킨다는 의미를 지녀 더욱 공분을 사고 있다.
문제의 발언은 강연 수강생이 자신의 SNS에 올리면서 알려졌다. 수강생은 "기업의 사회적 가치가 요구되는 시대에 고객을 비방하는 발언을 하는 데 강한 분노를 느꼈고, 이런 발언이 교육기관에서 이뤄졌다는 데도 놀랐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본심은 모르지만 교실의 수강생 중 웃는 사람도 있어 온도 차를 느꼈다"고 고개를 내저었다.
이 글은 SNS로 빠르게 확산했고, 여성 비하는 물론 여성을 상대로 한 약물 성범죄를 마케팅 기법에 비유했다는 점에서 현지인들의 분노가 이어졌다.
아울러 대기업 임원 입에서 조직폭력배 집단(야쿠자)이 쓸 법한 저급한 용어가 나왔다는 점도 비난의 대상이 됐다.
논란이 커지자, 요시노야는 홈페이지에 사과문과 임원 해고에 관한 공지문을 올렸다.
요시노야 측은 "임원이 강좌 내에서 사용한 말이나 표현의 선택은 매우 부적절하고, 인권·젠더 관점에서 도저히 허용할 수 없는 것"이라며 "부적절한 발언으로 수강자와 주최자 여러분, 요시노야를 애용하는 고객에게 많은 폐를 끼치고 불쾌감을 드린 것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고 했다.
이어 "이번 사태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5월에 사내 교육을 실시해 높은 윤리관에 근거하는 행동을 하겠다"면서 이날 도쿄에서 열리는 신제품 발표회도 취소했다고 밝혔다.
한편 강좌 기획 및 강사를 섭외한 와세다대 역시 "강의 중 성차별·인권침해에 해당하는 부적절한 강사 발언이 있었다. 교육 기관으로서 도저히 용인할 수 없다"며 이토 전 상무를 즉시 배제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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