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지방선거 패배 이후 친문(親문재인)계를 중심으로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이재명 책임론'이 터져 나오자 개혁성향 의원 모인인 '처럼회'를 중심으로 한 친이(親이재명)계가 반격에 나섰다. 이들은 이재명 책임론이 친문 세력의 '작전'에 의해 나온 것이라며 이른바 '작전설'을 폭로했다.
김남국 민주당 의원은 4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지방선거와 재보궐선거가 끝나자마자 마치 '작전'하듯이 국회의원 10여 분께서 일제히 SNS에 글을 올리고, 일부는 방송에 출연해 일방적인 주장을 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재명 의원 측근 모임인 '7인회'와 강경·개혁 성향 의원 모임인 '처럼회' 소속 초선의원이다.
그는 "3일 의원총회에서의 발언 역시 잘 짜여진 드라마의 각본을 본 것 같았다"며 "우리들의 부족함을 되돌아보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네 탓 타령'만 가득했다. 반성보다 당권에 대한 사심 가득해 보였다"고 비판했다.
전날(3일) 민주당 의원-당무위원 연석회의에서는 대선·지선 패배 원인과 향후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등에 대해 약 4시간 동안 30여명의 의원이 발언에 나서며 열띤 토론을 벌였다.
이재명 책임론을 두고 격론이 오갈 것이라는 전망과 다르게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는 것이 당의 공식 입장이지만, 일부 의원들은 직접적으로 이 의원을 저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계 좌장인 정성호 의원은 "한쪽의 일방적인 주장만 있었다"며 "토론할 분위기가 아니었기 때문에 싸울 일도 없었다"고 했다.
하지만 김 의원은 "이런 이재명 책임론 논의가 선거 전부터 계속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심지어 선거 당일 낮 12시에 모여서 회의도 했다고 한다"며 "어떤 의원은 선거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이재명을 비난하는 내용의 메시지를 고치고 있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고 폭로했다.
이어 "국민들은 단 하루도 못 참고, 기다렸다는 듯이 일제히 이재명 책임론을 쏟아내는 모습을 보면서 절망하고 계신다"며 "분열해서는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의원 개인과 계파의 이익이 국민과 당의 이익보다 더 우선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민형배 무소속 의원도 '작전론'에 가세했다. 그는 "자신들은 화성에서 오셨는지, 마치 D일보 논설위원처럼 '유체 이탈 패배 논평'을 쏟아낸다. 그것도 일제히, 재빨리, 미리 준비했다는 듯"라며 "피를 철철 흘리고 있는 자기 당 동지들의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꼴이 잔인하다"고 비판했다.
민 의원도 처럼회 소속으로, 지난 4월 검찰개혁법 처리 당시 법제사법위원회 안건조정심사위원회 보임을 위해 민주당에서 탈당했다.
역시 처럼회 소속인 김용민 의원도 "부족하고, 문제점 파악 못하는 국회의원들과 당 의사결정에 관여하는 사람들이 이제는 정신 차려야 한다"며 "당 내부에서 당권장악 등 권력투쟁을 하는 것은 당연하게 생각하면서 당 외부의 정치세력과 권력투쟁을 하는 것은 피하는 정치인들도 이번에 정신 차리지 못하면 결국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그는 오는 8월로 예정된 전당대회에서 권리당원 투표 비율을 높이고 대의원 투표 비율을 하향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대선 전후에 민주당에 입당한 이재명 의원 지지자들, 일명 '개딸'을 염두에 둔 요구로 분석된다.
한편 이재명 책임론을 들고나온 친문계는 계파를 일제히 해체하며 이재명계를 압박하고 있다. 전날 NY(이낙연)계와 SK(정세균)계는 일제히 친목 모임 해체를 선언했다. 범친문 모임인 민주주의4.0도 해체를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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