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앞으로도 이럴 수 있다는 것이다.
수도권에 이틀 동안 집중호우가 내려 많은 피해가 발생했다. 8일부터 9일까지 수도권 지역에는 3~400mm 안팎의 폭우가 쏟아졌다. 서울시 관악구와 동작구, 강남구 등 한강 이남 지역이 물에 잠기는 등 큰 피해가 발생했고 서울과 인접한 경기도 지역에서도 어마어마한 폭우로 집과 차량이 침수되거나 산사태가 발생하는 등 큰 피해를 입었다.

문제는 이런 상황이 앞으로도 계속 올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한반도는 역대 최악의 '트리플 딥 라니냐'에 갇혔다는 것. 지구 온난화로 인해 라니냐 현상이 계속해서 발생한 결과 이러한 이상기후가 더 잦게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가을에도 비슷하지만 더 큰 기후 재난이 올 수도 있다는 것.
라니냐는 스페인어로 '여자 아이'를 뜻한다. 또다른 이상기후 현상인 엘니뇨의 반대 개념이다. 라니냐는 서태평양의 해수 온도가 상승하면서 동태평양의 수온이 낮아지는 현상을 말한다. 아열대 고압대에서 적도 저압대로 부는 무역풍이 강해질 때 보통 생기는 경우다. 기상이변의 주요 원인 중 하나.
현재 한반도에 폭염과 가뭄, 폭우 등 이상기후가 연달아 발생하고 남부지방이 무더위에 아열대기후로 바뀌는 것도 라니냐와 무관하지 않다. 기상학계에 따르면 한반도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와 내년에도 계속해서 라니냐가 발생하는 '트리플 딥 라니냐'가 발생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이로 인해 한반도의 이상기후는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올해만 해도 지난 6월 26일에는 사상 처음으로 6월 열대야가 발생했고 이어진 폭염으로 인해 전국 각지에서는 역대 최고 온도를 경신했다. 뿐만 아니라 3~4월에는 남해안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50년 만의 가뭄이 발생하기도 했다. 전남과 경남 지역에서는 꿀벌이 사라지기도 했다.
한반도가 아열대 기후로 바뀌는 속도도 지구온난화로 인해 빨라지고 있다. 기후 통계학으로 따져 봤을 때 경남 통영과 전남 목표, 제주도 등 일부 지역은 이미 아열대 기후다. 1년 중 8개월 이상 월 평균기온이 10도 이상일 경우 아열대 기후라고 부른다. 일부 내륙 지역 또한 아열대 기후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
실제로 과학 전문지 '네이처'에 소개된 논문에서도 지구온난화로 해수 온도가 상승해 해류 흐름의 변화가 강화되고 라니냐 현상이 점차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 논문에 따르면 라니냐 현상이 잦아지면서 20세기에 비해 전 지구적으로 가뭄 발생이 10배 가량 증가할 수 있다.
그래서 앞으로도 이런 기후 재난이 한반도를 또다시 덮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라니냐 현상으로 인해 활성화된 북태평양 고기압이 한반도에 오래 머물 경우 8월 말부터 폭염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9월에는 가을장마에 이어서 태풍이 한반도에 상륙해 또다시 폭우가 내릴 가능성이 존재한다. 이래저래 한반도가 많은 고통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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