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가정폭력을 견디다 못해 아버지를 살해하게 된 아들의 한마디가 누리꾼들의 가슴을 미어지게 했다.
지난 2016년 1월 8일, 흉기에 찔린 한 남성 B(55)씨가 병원에서 숨을 거둔다.
B씨를 살해한 이는 다름 아닌 B씨의 아들 A군(당시 11세)이었다.
그렇다면 A군은 왜 자신의 아버지를 살해하게 됐을까. 바로 상습적인 가정 폭력 때문이었다.
이웃들의 진술에 따르면 B씨는 평소 아내 C씨를 상습적으로 폭행했다.
B씨의 폭력은 심각했다. 당시 이웃들은 A군이 "우리 엄마 저 아니면 죽었어요"라고 말했다고 했다.
B씨는 일단 화가 나면 집안 집기를 마구 던지고 부쉈다. 집에 온전히 남아있는 가구가 없었다. 결혼 후 집안 컴퓨터가 7대나 깨질 정도였다.
이러한 폭력성은 살림뿐 아니라 가족들에게까지 이어졌다. B씨는 툭하면 별 것 아닌 이유로 가족들에게 손찌검했다.
이로인해 C씨는 항상 눈이 부어있거나 멍든 상태였다. 심지어 맞아야만 남편의 화가 풀린다는 이유로 C씨는 습관적인 폭행에 고스란히 노출됐다.
사건이 벌어진 그 날도 B씨의 폭력은 있었다. 이날 C씨는 인근 동네에서 저녁 식사를 한 뒤 10시가 조금 넘어서 집에 들어왔다.
B씨는 아내가 늦게 집에 들어왔다는 이유 하나로 또 주먹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아내 C씨는 고통스러운 비명을 지르며 호소했다.
A군은 엄마가 죽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자신의 주변에 도와줄 사람은 없었다. 결국 폭력을 당하는 엄마를 지켜줄 사람은 자신밖에 없었다.
그는 부엌에 있던 흉기를 들고 아빠 B씨를 향해 달렸다. 그리고선 좌측 상복부를 향해 흉기를 휘둘렀다. 아빠는 흉기에 찔려 쓰러졌고 급히 병원으로 후송됐다.
하지만 급소에 찔린 탓에 B씨는 회생하지 못하고 결국 4시간여 만에 과다출혈로 숨을 거두게 됐다.
어머니를 지키기 위해 손에 피를 묻힌 11살 초등학생. A군은 경찰 조사에서 "엄마를 폭행하는 아빠를 보고 참지 못해 흉기를 휘둘렀다"며 눈물을 흘렸다.
A군은 존속살인을 범했지만 14세 미만 촉법소년으로 형사입건되지는 않았다. 단 아빠를 살해한 혐의로 소년부로 송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한 가정에서 벌어진 상습적인 가정폭력은 가족 전체를 불행으로 이끄는 비극적인 결말로 막을 내렸다.
가정폭력은 개인의 문제에서 해결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며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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