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약한 은행나무 열매 냄새를 퇴치할 수 있는 신종 장치가 나와 시민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가을마다 쏟아져나오는 자연지뢰, 즉 은행 열매 때문에 매년 전국 각지에서는 전쟁이 벌어진다.
떨어진 은행 열매가 밟혀 터지면서 나는 냄새가 너무 고약해 민원이 폭주하면서 각 시청, 구청에서는 인력과 장비를 총 동원해 은행 열매를 미리 떨어 내거나 신속히 제거해왔다.
그러나 몇만그루나 되는 은행나무에서 쏟아지는 은행열매를 막아내기엔 역부족이라 쩔쩔 매고 있던 상황.
그러던 중 최근 등장한 신박한 아이디어가 있으니 바로 은행나무 그물망 받침대다.
서울 은평구는 올해 수색역 일대 은행나무에 떨어지는 은행 열매 수집 장치로 그물망을 설치했다.
떨어지는 은행 열매들이 바닥의 전용 바구니에 담기도록 하는 원리다.
바닥에 떨어져 밟혀 악취를 없애는 것은 물론, 편하게 은행 열매를 수거할 수 있는 1석2조 아이디어다.
지독한 냄새가 나는 은행나무를 전국 각지 도시에 왜 이렇게 많이 심었을까.
원래 가로수는 플라타너스가 더 많았지만 송충이 벌레가 너무 많이 생기고 잎사귀 큰 나무들은 잘 자라다 못해 전선까지 방해해 플라타너스를 대체할 나무를 찾게 됐는데.
은행나무가 도시의 큰 고민거리인 대기오염물질을 흡수해 공기를 정화하는 역할을 해 대체나무로 선정된다.
그러나 도시계획자들이 한가지 놓친 부분이 있으니 바로 은행나무 열매다.
은행 열매는 암나무에만 열리는데 과거에는 나무가 15년 정도 자라야 암수 구분이 가능해서 어쩔 수 없이 무작위로 은행나무를 심었더니 복불복 암나무가 전체 은행나무의 14%가 넘는다.
2011년부터 유전자 검사로 1년생 나무도 성별 감별이 가능하게 됐지만 이미 전국에 퍼져버린 암나무들로 가득 찬 상황이다.
그래도 은행나무의 공기 정화 역할이 워낙 뛰어나 암나무를 수나무로 교체하는 방식으로 은행나무 가로수를 유지하고 있다.
그렇다면 대기오염물질을 흡수하는 은행나무에서 열리는 은행을 먹어도 되는 걸까.
그간 시민들 사이에서는 "중금속 은행 아니냐"며 먹어도 되는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컸다.
이에 서울시에서 매년 가로수 은행 중금속 성분을 조사한 결과 납과 카드뮴 함량 수치는 극소량이라 먹어도 아무 문제 없다는 결론이 나왔다.
안심하고 먹어도 되는 가로수 은행, 그렇다면 은행을 개인적으로 주워가도 되는 걸까.
서울시 관계자는 "열매를 일부러 떨어뜨리거나 나무를 훼손하지만 않는다면 주워가도 상관없다. 바닥에 떨어진 은행열매는 폐기되는 쓰레기로 분류돼 주워가도 된다"고 답했다.
다만 포대 자루나 막대기 등 도구를 준비해 은행열매를 '대량'으로 채취하면 절도죄와 자연훼손죄로 처벌받을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시, 구별로 정책이 다를 수도 있어 관할 시청이나 구청에 문의하는 것이 좋겠다.
서울시, 특히 노원구의 경우 은행 열매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어 시민들에게 떨어진 은행 열매를 마음껏 가져가도록 하고 있다.
반면 광주광역시의 경우 은행을 채취하겠다는 신고를 사전에 해야 은행 채취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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