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사람들이 즐겨 마시는 폭탄주는 언제부터 유행했을까?
대한민국은 폭탄주를 즐겨 마시는 나라 중 하나다. 서민들이 즐겨 마시는 '소맥' 또한 폭탄주의 일종이다. 하지만 언제 이렇게 폭탄주가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는지는 여러가지 설이 있다.
가장 대표적인 폭탄주의 유래는 박희태 전 국회의장이다. 박 전 국회의장은 1983년 춘전지검장으로 재직하면서 지역 기관장들과 함께 가진 술 모임에서 처음 폭탄주를 시작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물론 김무성 전 의원도 폭탄주의 시초라는 이야기가 있지만 정확하지는 않다.
하지만 폭탄주의 시초는 그보다 더 훨씬 위라는 주장도 있다. 1837년에 발간된 양주방이라는 문서에 폭탄주와 비슷한 술이 등장한다. 바로 '혼돈주'다. 따뜻한 막걸리 한 사발에 고급 술인 증류식 소주를 한 잔 부은 다음 소주가 맑게 위로 떠오르면 마셨다고.
일제강점기에도 폭탄주에 관한 문서는 발견된다. 당시 '비탁'이라는 술이 유행했다. 일본말로 맥주를 뜻하는 '비루'와 막걸리의 '탁주'가 결합된 것으로 막걸리와 일본의 기린 맥주를 섞은 술이다.
그렇다면 폭탄주가 유행처럼 번지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 많은 사람들이 1986년을 계기로 꼽는다. 당시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의원들과 육군 수뇌부들이 '회림'이라는 한 요정에서 술자리를 벌이던 중 집단 난투극을 벌였다.
당시 상황은 이랬다. 야당 의원이자 원내대표인 신민당 김동영 의원이 이 자리에 지각했다. 하지만 그는 사과 없이 오히려 "힘 있는 거물들은 하나도 없고 똥별들만 앉아 있구만"이라고 말해 시작부터 분위기를 냉랭하게 만들었다.
김 의원은 이 분위기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폭탄주를 연달아 마셨다. 이후 더 늦게 온 여당 원내대표인 이세기 의원을 향해 잔뜩 화나 있던 정동호 당시 육군참모차장이 "당신 때문에 야당 의원에게 똥별 소리 듣는다"라고 화풀이를 했고 결국 양 측은 난투극을 벌였다.
이 사건이 대대적으로 보도되면서 서민들 사이에서는 폭탄주가 사회적 지위 있는 사람들이 먹는 고급 술이라는 인식이 생기기 시작했고 이후 저렴한 폭탄주를 찾는 과정에서 '소맥' 등이 등장한 것이었다.
ⓒ오펀 (www.ohfun.net)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ohfun.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