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네티즌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킨 1400년 전 유물 하나가 화제다.
지금은 국립부여박물관의 캐릭터 마스코트로도 활약 중인 이 유물은 백제 시대에 사용됐던 것으로 '호자(虎子)'라 불린다.
용도는 바로 '남성용 이동식 변기'다.
부여 군수리 절터에서 출토된 ‘호자’는 호랑이가 앞다리를 세우고 상체를 들어 왼쪽으로 얼굴을 돌린 상태에서 입을 벌리고 있는 모양새인데, 이 입의 용도는 다들 생각하는 그것이 맞다. 그러니 당연히 남성용.
심지어 커다른 입 위에는 눈과 코는 물론 수염까지 그려져있어 나름의 표정까지 갖췄다.
그리고 이동식 변기인만큼, 손으로 들고 다닐 수 있도록 등 부분에 손잡이를 만들어 놓았는데 중국 고대 기록에는 황제가 행차할 때, 하인이 이 ‘호자’를 들고 뒤따랐다는 내용이 전해진다.
당연히 백제 시대에도 이 호자는 상류층을 위한 물건이었기에 하인들이 이 호자를 들고 뒤따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런데 아무리 봐도 이 백제 호자의 생김새는 호랑이처럼 보이지 않는다.
그 이유는 원조품인 중국의 호자를 보면 알 수 있는데, 중국의 호자는 누가 봐도 호랑이의 모습을 갖추고 있다. 호랑이 기운을 염원하는 남성들의 마음가짐은 그때나 지금이나 동일하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
일종의 카피 제품인 셈인데 만들다 보니 어찌 기묘한 모양으로 탄생한 백제의 호자.
여타 백제의 유물을 보면 분명 기술이 부족했던 것 같진 않은데 당대에 제작된 호자 중에서 지금 남은 건 거의 캐릭터에 가까운 모습의 이 호자 하나인 듯.
어쩄든 볼 수록 귀엽다. 국립부여박물관의 캐릭터가 된 이유가 충분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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