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을 주는 방법은 한번에 하나씩 주는 것이 기본이다. 선물은 고르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이것도 주고 저것도 주고 싶을 때가 있지만, 이것은 가장 좋지 않은 사례에 해당한다.
(1)아이팟
(2)아이팟 + 음악 다운로드권
2011년 미국 시카고 대학의 ‘소비자연구저널(Journal of Consumer Research)’ 연구에 따르면 선물을 고르는 사람들의 92%가 (2)번을 선횃지만, 받는 사람은 반대로 (1)을 선호했다. 왜 그럴까? 받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두 물건의 가치를 합산한 후 평균내서 받아들이는 성향이 있기 때문이라고 발표했다.
2개 이상의 선물을 한꺼번에 건넬 경우 효과가 반감되는 것은 분명하다. 분명 (2)의 경우가 효용이 증가하고 더 많은 비용이 들어감에도 불구하고 받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1)을 더 선호한다는 의외의 결과는 이것이 ‘선물’이기 때문이다.
다시말해, (1)아이팟만 선물했을 경우는 그 의미를 다채롭게 받아들이며 선물로서의 가치를 발휘하지만, (2)아이팟+다운로드권을 받게되면 그 의미가 특정한 효용에 집중됨으로써 ‘선물’로의 의미를 퇴색시켜버리는 결과가 나온다는 것.
‘선물’은 특성상 의미부여의 상품이다. 따라서 이것은 받는 사람의 효용을 중시해야 한다는 기본 전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는 사람의 의미부여가 크게 작동한다. 그리고 받는 사람은 그 의미를 찾는 것에 즐거움을 느낀다. ‘아이팟’ 하나에 담긴 의미를 선물을 받는 사람이 상상하는 것은 선물의 숨겨진 효용가치다. 이 가치를 단순히 “음악을 들어봐”라는 메시지로 한정시킨 행위가 ‘음악 다운로드권’을 함께 선물한 결과다.
또 다른 예를 들어보자.
(1)향수
(2)최근 창간된 패션잡지 1년 구독권
패션업계에 종사하는 여자친구를 위해 남자친구가 고른 선물의 항목이다.
분리해서 다른 시기에 선물했으면 좋았을 2개의 선물을 함께 선물함으로써 망친 사례다. 왜 그럴까? 위에서 이미 설명했지만, 이것은 더 나쁜 사례에 해당한다. 왜냐하면, 향수가 전달할 수 있는 의미와 패션잡지를 선물함으로써 부여할 수 있는 의미 2개가 서로 충돌을 일으키면서 선물의 의미가 파괴되었기 때문이다.
받는 사람의 입장에선 ‘향수’ 의미에 집중할 수도, ‘잡지’의 의미에 집중할 수도 없다. 2개를 한꺼번에 받음으로써, 이것은 아무런 의미도 부여할 수 없는 ‘평범한’(그래서 선물의 가치를 상실한) 물건으로 전락했다. 이런 조합으로 여자친구가 기뻐할 리 없다.
단순히, 2개 이상의 선물을 받을 때 이것을 산술평균으로 받아들이는 감성이나 뇌의 기능이 존재할 리 없다. 선물의 특성상 ‘의미부여’라는 영역이 파괴되지 않게끔 신경쓰는 것이 중요하다. 선물은 반드시 한번에 하나씩만 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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