밭에서 볼 수 있는 거대한 흰색 덩어리의 정체는 무엇일까?
추수가 끝날 무렵에 시골 마을에 가보면 주변 풍경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거대한 흰색의 덩어리가 눈에 띄게 된다. 얼핏 달콤한 마시멜로처럼 보이기도 하는 이 흰색 덩어리는 언제부턴가 거의 모든 농가에서 찾아볼 수 있게 되었다. 둥근 원통 모양의 하얀 비닐덩어리는 대체 무엇일까.
이 흰색 덩어리의 정식 명칭은 '곤포 사일리지(Baling silage)'로 볏단을 단단히 말아놓은 것이다. 벼 수확이 끝나고 남은 볏짚을 흰색 비닐로 싸서 모아두는 것으로 추수 후 잔뜩 남게된 볏짚을 둥글게 말아 운반하기에 편리하도록 만든 것이 '곤포 사일리지'이다.
볏단을 비닐로 싸서 보관하는 이유는 숙성을 위해서다. 볏단을 공기와 차단된 상태에서 발효시키면 초산균, 유산균등이 생성되어 젖산이 풍부해지고 산성도가 낮아져 쉽게 상하지 않는다. 그리고 숙성이 끝나면 곤포 사일리지 속 볏단은 수분과 섬유질이 풍부해져 소들이 쉽게 소화할 수 있는 훌륭한 사료가 된다.
곤포 사일리지는 농가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벼농사를 짓는 농가에서 추수 후 남은 볏단을 곤포 사일리지를 통해 사료로 만들어 소를 키우는 축산업자에게 넘기는 식으로, 농가에서는 남는 볏단을 처리할 수 있어서 좋고 축산업자는 질 좋은 사료를 쉽게 구할 수 있어서 좋은 윈윈 전략이다.
한편 곤포 사일리지 한 덩어리의 가격은 7만원 선으로 알려져 있다. 만약 호기심에 곤포 사일리지를 만지다가 비닐이 찢어지면 7만원을 물어줘야 하는 셈이니 시골 마을에서 흰색 덩어리를 본다면 찢어지거나 손상이 가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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