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주인을 만나 달려든 반려견이 주인의 다리를 '절단'하게 만든 사연이 전해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지난 28일(현지 시간) 한 영국 매체는 반려견에 의해 다리를 절단한 48세 남성 배리 윌레스(Barry Wallace)에 대해 보도했다.
영국 스태퍼드셔에 사는 배리는 지난 2015년 멀리 떨어져 사는 어머니 집에 방문했다.
이날 어머니가 기르던 반려견 '할리'는 오랜만에 보는 배리를 보고 크게 기뻐했다.
할리는 반가운 나머지 배리에게 달려들었고, 주인 배리는 할리를 품에 안았다.
그 과정에서 배리는 할리에게 팔을 살짝 긁히고 말았다
상처에서 피가 조금 나긴 했지만 배리는 별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고, 어머니와 즐거운 시간을 보낸 뒤 집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집에 도착한 배리는 갑자기 몸이 떨려오기 시작했다.
단순히 '몸살'이라 생각했던 배리는 휴식을 취했지만 몸이 점차 자줏빛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상처가 난지 23시간만에 코, 귀, 발 등 몸의 말단 부위가 점점 검은색으로 변하기 시작했고, 깜짝 놀란 배리는 중환자실로 이송됐다.
얼마 후 의사는 배리에게 '패혈증'을 진단했다. 다행히 목숨은 건졌지만 배리는 곧 의식을 잃었고, 5주 이상 혼주상태에 빠진 상태로 두 다리를 절단해야 했다.
검사 결과 배리의 패혈증은 반려견 할리에게 긁힌 상처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할리에게 있떤 '캡노사이토파가 캐니모수스(Capnocyrophaga Canimorsus)'라는 세균이 배리의 몸 속으로 침투해 상태가 심각해진 것이다.
이 균이 사람에게 옮겨지면, 패혈증과 같은 치명적인 질병을 유발하거나 장기 기능 부전을 일으켜 심하면 죽음에 이를 수도 있다.
다리를 절단하게 된 배리와 그의 가족들은 결국 고민끝에 할리를 파양했다.
할리의 잘못은 아니었지만 두 다리를 잃게 만든 원인이 됐기에 할리를 계속 키우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배리의 어머니 웬디(Wendy)는 "할리는 내게 정말 소중한 아이지만 아들의 삶이 무너진 상황에서 할리를 원망하지 않기가 힘들더라"고 말했다.
한편, 강아지의 26%가량이 가지고 있다고 알려진 세균성 병원균인 '캡노사토파가 캐니모수스'는 보통 물려서 감염되지만, 때로는 할퀴거나 핥아지는 것만으로도 감염될 수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몸이 약한 사람이나 아이들은 강아지와의 접촉을 조심하는 것이 좋다"고 권고했다.
ⓒ오펀 (www.ohfun.net)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ohfun.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