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곳곳에서 갑작스런 한파로 인한 피해가 속출한 가운데 1천마리가 넘는 거북이떼가 기절하는 광경이 벌어졌다.
지난 21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이번 달에만 추위에 놀라 기절한 거북이를 천마리 넘게 구조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일 년 내내 따뜻한 날씨로 유명한 플로리다는 최근 미국의 기록적인 한파 영향으로 30년 만에 눈이 내리며 강추위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올 초부터 플로리다 팬핸들(Panhandle) 해안 지역에서 바다거북이 평년보다 이르게 출몰하기 시작했다.
따뜻한 온도를 찾아 헤매던 거북은 갑작스러운 추위에 기절한 채로 바다 위를 둥둥 떠다니고 있었다.
수온이 급격하게 떨어지면 거북이는 차가운 바닷속을 헤엄치거나 머리를 위로 들어올려 숨을 쉬는 것이 불가능해져 익사 위기에 놓인다.
미국 지질학자이자 바다거북 전문가 마가렛 라몬트(Margaret Lamont)는 "이 지역에서만 추위에 기절한 거북이가 벌써 천 마리를 넘게 발견했다"라며 곧 1,100마리를 넘어설 기세라고 현재 상황을 설명했다.
평균적으로 추위에 기절하는 거북이 발견되는 수는 약 30~40마리 정도. 평소의 30배 가량 늘어난 것이다.
추위에 기절한 거북이 중에는 심각한 멸종위기에 놓인 켐프각시바다거북(Kemp)과 대모(hawksbills) 등이 포함되어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또 올 초 대규모로 기절한 거북이가 발견되면서 현지에서는 자원봉사 인력이 부족해 구조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지 해안에서 봉사하는 한 청년은 "바다거북을 구조하기 이른 새벽부터 바다를 향해도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부족해 아직도 바다에 둥둥 떠 있는 거북이 많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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