젓가락질은 이제 더 이상 예절의 범주에 속하기 어렵다고 주장하자.
한국 사회에서는 젓가락질을 일종의 예의 범절로 생각한다. 보통 젓가락질과 다른 방법을 사용하는 경우 어른들의 지적을 많이 받기도 한다. 하지만 이제 더 이상 그럴 필요가 없다. '조상님' 핑계를 대면 된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젓가락질 논란 종결'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연달아 등장하고 있다. 그러면서 한 장의 그림이 올라와 있다. 이 그림은 조선시대 활동했던 화가 성협의 풍속화다. 여러 그림을 모아놓은 화첩 속에 있는 그림이다. 이 그림의 제목은 '고기굽기'다.
19세기에 그려진 이 그림은 화로 주변에 둘러 앉아 고기를 구워먹는 장면을 담고 있다. 이 그림 속에서는 술을 마시는 사람을 비롯해 손과 젓가락으로 음식을 집어먹는 사람 등을 다양하게 표현하고 있다.
여기서 눈길을 끄는 것은 젓가락질을 하는 모습이다. 사진을 잘 보면 두 사람이 젓가락질을 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가 일반적으로 아는 젓가락질이 아니다. 그저 대충 X자로 젓가락을 사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 고기를 집어먹고 있다.
물론 일부는 이 그림을 보고 '편한 자리라 그럴 수 있다'라는 생각을 할 수 있다. 하지만 해당 그림의 설명을 보면 더욱 놀랍다. 이 장면은 '관례'를 마친 다음 이웃과 '어른들'을 불러모아 술을 마시고 고기를 먹는 장면이다. 나름 격식을 갖춰야 하는 자리라는 뜻이다.
이 젓가락질에 엄격한 문화는 사실 우리의 전통문화가 아닐 가능성이 높다. 과거 국민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음식 인류학자인 주영하 교수는 젓가락질에 대한 엄격한 잣대가 일제강점기 이후에 형성됐다고 주장한다. 일본에서 강조하는 젓가락질 예절이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쳤다는 이야기다. 이제 젓가락질은 자유롭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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