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3차 대유행 시국에서 유의미한 영상을 하나 준비해봤는데요. 지난 8월 미국 연구진에 의해 발표된 연구 결과를 토대로 장소별 상황별 코로나19 감염 확률을 살펴볼까 합니다.
이 연구 결과는 내셔널 지오그래픽 온라인 매거진에서 엑셀 시트로 다운받을 수 있으며 가정치를 직접 기입해 이에 따른 감염 확률을 살펴볼 수 있으니 직접 해보셔도 좋을 것 같네요. 또한 클러스터 감염이 아닌 일상에서의 감염 확률을 살펴본 것이며, 이밖에 바이러스 감염이 공기 중에 떠다니는 비말, 즉 침방울을 통해서만 발생한다고 가정했습니다. 따라서 사람들이 대화를 많이 하는 환경인지 또 사람들이 얼마나 밀집되어 있는지 그리고 환기가 잘 되는지 여부가 코로나 감염에 영향을 주는 핵심 요소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실내 모임
환기가 잘 안되는 실내 모임에서 코로나에 가장 취약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먼저 전체 인구의 0.1%가 바이러스에 감염돼 지역 사회에 존재하고 있을 때 3시간씩 20번 실내 모임에 참여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그러니까 누적 환직자가 5만명에 육박하고 있고 하루 1,000명 안팎의 확진자가 나오고 있는 지금의 한국 상황과 가장 비슷한 환경이라는 생각인데요. 이 경우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사람이 적당히 있는 실내 모임에 참가한다면 코로나 감염 확률이 51%입니다. 사람이 밀집된 경우라면 감염 확률이 무려 94%입니다.
해당 연구진은 이 실내 모임을 교회, 까페, 그리고 동호회 활동 등을 위한 소모임 등으로 규정했는데요. 방역 당국에서 왜 이들 시설을 1순위로 폐쇄했는지 이해할 만한 통계이기도 합니다. 만약 마스크를 쓰고 있다면 수치는 조금 낮아집니다. 여기서 마스크는 50% 성능이 있는 덴탈 마스크를 기준으로 했으며 KF-94같은 고성능 마스크라면 수치를 더욱 떨어뜨릴 수는 있겠죠. 어쨌든 덴탈 마스크를 썼을 경우 사람이 적당히 있는 실내 모임에 참가했을 경우 감염 활률은 22%, 사람이 밀집된 실내 모임이라면 63%의 감염 확률로 나타났습니다.
#사무실
환기가 이뤄지고 있고 보통 수준의 대화가 오고 가는 사무실이라면 어떨까요. 결론적으로 실내 모임보다는 사무실이 안전합니다. 이번에도 인구의 0.1%가 감염돼 있고 사무실에 출근해 하루 3시간씩 20번 일한다고 가정했을 경우 마스크를 쓰지 않은 경우라면 코로나 감염 확률은 8%입니다. 마스크를 쓰고 업무를 본다면 코로나 감염 확률은 3% 정도인데요. 실내 모임보다는 적지만 이 또한 무시무시한 확률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되겠습니다.
무엇보다 아직 우리 상황이 인구의 0.1% 이내 수준으로 감염됐다고 보고는 있지만 만에 하나 해외처럼 통제 불가능한 확진자 숫자를 보인다면 그 결과는 어떨까요. 전체 인구의 1%, 그러니까 감염자가 50만 명 정도일 경우 사무실에서의 감염 확률은 마스크 미착용시 52%, 마스크 착용시 23%입니다. 이 경우 사무실에서 출근해 업무를 본다면 정말 큰일이겠지요.
#학교
일반적으로 학교는 교사 한 명이 말하고 학생들은 듣는 공간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그래서 수업만 한다고 가정한다면 분명 실내 모임, 사무실 보다는 안전한 공간이겠죠. 이전 예시와 동일한 기준을 적용했을 때 그리고 마스크를 쓰지 않고 있을 때의 감염 확률은 5%로 조사됐습니다. 마스크를 쓴 경우라면 2%의 감염 확률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앞선 사무실의 경우처럼 감염자를 전체 인구의 1% 수준으로 보고 수정했을 경우에는 마스크 미착용시 40%, 마스크 착용시 16% 수준으로 치솟습니다.
#지하철
지하철과 같은 대중 교통을 위험하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을텐데 사실 지하철은 환기시설이 잘 갖춰져 있고 사람간 대화가 많지 않은 공간입니다. 그래서 실내 모임, 사무실, 학교보다는 분명 안전한 공간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네요. 0.1%의 국민이 감염돼 있을 때 마스크를 쓰지 않은 상태로 보통 수준의 혼잡도인 지하철을 이용한다면 감염 확률은 0%에 가깝습니다. 다만 밀집도가 높은 지하철이라면 5%의 감염 확률을 보이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마스크를 쓴 경우라면 밀집도가 높은 지하철이라도 2%의 감염 확률로 낮출 수 있습니다.
이제 모든 상황을 종합해 보겠습니다. 전 국민의 0.1%가 감염되었을 때 당신이 한 달 동안 코로나 이전 상태의 생활로 되돌아간다고 가정할 경우 과연 일상 생활에서 코로나에 걸릴 가능성은 얼마나 되는 것일까요. 다시 말해 매우 붐비는 지하철을 타고 출근해서 사무실에서 3시간 일하고 식당에서 점심을 먹은 뒤 다시 사무실에서 3시간 정도 일하고 지하철을 타고 퇴근한다고 가정할 경우에 말이죠.
이 상황에서 상황별 감염 확률은 앞서 충분히 언급했습니다. 이런 생활 패턴으로 바이러스에 걸릴 확률은 여사건의 확률로 쉽게 알아낼 수 있는데 그 결과는 무려 35%입니다. 10명 중 3,4명이 코로나에 감염될 수 있다는 얘기죠. 만약 마스크를 쓰고 일상 생활을 한다면 어떨까요. 이 경우에도 여사건 확률로 계산해 보면 15% 수준입니다. 10명 중 한두명은 코로나에 걸린다는 얘기입니다. 이 정도라면 다시 말해 일상 생활으로 복귀는 불가능하다는 명확한 결론을 내릴 수 있지 않을까요.
코로나로 인한 팬데믹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우리 모두 지쳤고 피로도와 불만이 쌓일 만큼 쌓인게 사실입니다. 다만 이 연구 결과는 우리가 바이러스의 위험을 애써 부정하려는 순간 얼마나 끔찍한 순간을 맞닥뜨릴 수 있는지 잘 알려주는게 아닌가 싶네요. 전염병의 역사를 되짚어보면 인류는 언제나 사건이 벌어진 뒤에야 뼈저린 교훈을 얻었습니다. 콜레라가 더러운 물을 통해서 전파된다는 것을 깨닫고 뒤늦게 상하수도의 개념을 도입했었죠. 마찬가지로 지금에서야 바이러스의 공기 전파에 관한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위험을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수치와 확률은 우리의 이성을 제자리로 돌려놓고 상황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줍니다. 그리고 과학이 이성을 제자리로 돌려놓을 때 우리는 한발 더 나아갈 수 있는 것이죠. 이제 머지 않았습니다. 조금만 더 참고 인내합시다.
[사진] 온라인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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