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도쿄 올림픽 선수촌의 '논란거리' 골판지 침대를 이용하는 선수들의 '후기'가 속속 올라오는 가운데 내구성 평가가 엇갈리는 모양새다.
22일 기준 뉴질랜드 대표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조정 선수 숀 커크햄이 선수촌 침대에 앉자 골판지 프레임이 찌그러지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올라와 있다.
커크햄과 동료 선수 마이클 브레이크는 침대 프레임이 종이 상자처럼 구겨지자 어이없다는 듯 웃음을 터트렸다.
이에 앞서 미국 장거리 육상 선수 폴 첼리모도 "침대가 무너질 수 있기 때문에 바닥에서 자는 방법을 연습해야 겠다"며 불안감을 호소한 바 있다. 외신들은 골판지 침대를 '안티섹스(성관계 방지)' 침대라 칭하기도 했다.
반면 호주 여자하키대표팀 선수들은 5명이 한 번에 침대에 올라간 모습을 사진을 SNS에 올려 침대 강도에 문제가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선수들은 3명이 동시에 침대 위에서 점프를 하는 모습도 공개했다.
아일랜드 체조 선수 리스 맥클레너건도 골판지 침대에서 점프하는 영상을 공개하며 침대의 안전성을 옹호한 바 있다.
앞서 지난 20일 일본 '닛칸스포츠'는 "하시모토 세이코 도쿄 올림픽 및 패럴림픽 조직위원장이 기자회견 중 외신으로부터 선수촌 설비 부족에 대한 지적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러시아 선수단의 한 선수는 "선수촌 방에 TV도 없고 냉장고도 없다. 4~5명이 생활하는 객실에 화장실은 단 1개뿐"이라고 불만을 나타냈다. 나아가 "선수촌 내에서 중세 시대의 일본이냐는 푸념도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이야기를 들은 조직위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하시모토 조직위원장은 "쾌적한 장소를 제공하기 위해 준비했다"면서도 "TV와 냉장고 문제는 처음 듣는다. 신속히 대응하겠다. 최대한 서두르겠다"고 약속했다.
선수촌 시설에 대한 문제 제기는 반복돼 왔다. 뉴욕타임스 등은 선수촌 내 재활용 소재인 골판지로 제작된 침대 문제를 지적하며 "안티 섹스(성관계 방지) 침대가 배치됐다"고 비꼬았다.
미국의 육상선수인 폴 첼리모는 자신의 SNS에 "침대가 무너질 수 있기 때문에 바닥서 자는 방법을 연습해야 한다"고 쓴 소리를 한 바 있다.
이 밖에도 러시아 남자배구 선수들은 너무 낮은 욕실 높이 때문에 몸을 숙이고 씻어야 하는 장면을 SNS에 올리기도 했다.
여러 차례 올림픽에 출전한 베테랑(노련자) 사령탑 일가 마메도프 러시아 펜싱 대표팀 감독은 "그동안 많은 대회를 다녔지만 도쿄 선수촌의 욕실과 방은 너무 좁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한편 도쿄 올림픽 선수촌은 건물 21개 동에 3600개의 방으로 조성됐다. 대회 기간 1만8000여 명의 선수들이 투숙한다.
[사진] 인스타그램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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