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인데 당연히 환불해줘야죠"
"학생이 실수하면 모두 환불 해줘야 하나요?"
최근 한 인터넷 방송 플랫폼에서 별풍선(후원금) 환불 논란이 벌어졌다. 중학생 시청자가 1인 방송 BJ에게 140만원 상당의 별풍선을 선물했는데, 학생의 가족이 환불을 요청한 것. 시청자 여론은 BJ가 환불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입장과 거절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팽팽히 맞섰다.
사실 이같은 별풍선 환불 논란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에는 한 초등학생이 1억3000만원 상당의 후원금을 BJ에게 선물해 사회적 논란이 됐다. 반복되는 별풍선 환불 논란을 막기 위해서라도 적절한 예방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 BJ 랄랄, 별풍선 쏜 중학생에 후원금 전액 반환
1인 방송 플랫폼 아프리카TV BJ 겸 유튜버 '랄랄'은 고액의 별풍선(후원금)을 쏜 중학생 가족에게 후원금 전액을 최근 환불했다.
사건 발생은 지난 3일부터다. 해당 BJ는 중학교 2학년 시청자의 친언니로부터 받은 연락을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공개했다. 자신의 동생이 부모님 이름으로 계정을 만들어 올해 초부터 지금까지 700만원 상당의 별풍선을 후원했는데, 그중 BJ 랄랄에게 후원한 140만원을 환불해달라는 것.
해당 BJ는 환불 요청을 거부했다. 그간 방송에서 미성년자라면 후원을 하지 말아달라 수차례 이야기해왔으며, 이번 일로 학생이 따끔한 훈육을 받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시청자들 사이에도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환불시 인터넷 방송계에 나쁜 선례를 남길 수 있다며 BJ의 결정을 지지하는 입장과, 어린 아이의 실수를 이해하고 환불해줘야 한다는 입장이 팽팽히 맞섰다.
논란이 심화되자 결국 BJ는 학생이 거주하는 지방에 직접 방문해 가족을 대면으로 만나 후원받은 금액을 모두 돌려주며 논란은 종료됐다.
◇ 앱 관련 미성년자 환불 관련 사건… 4년간 3600건
사실 이같은 별풍선 환불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한 온라인 스트리밍 플랫폼에선 초등학생이 열흘간 총 35명의 BJ에게 1억3000만원에 달하는 후원금을 제공해 논란이 됐다. 학생이 쓴 돈은 이 가족의 전세 보증금이었다.
학생의 아버지는 업체에 환불을 요청했으나, 업체 측은 환불 불가 방침을 내세웠다. BJ가 동의하지 않는 이상 환불을 할 의무가 없다는 것이다.
결국 학생의 아버지가 직접 BJ들을 만나 환불 약속을 받아내고,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가 나서 업체를 설득한 끝에 후원금을 모두 돌려받을 수 있었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콘텐츠 분쟁조정위원회(조정위)에 접수된 앱 관련 미성년자 환불 관련 사건 접수는 2017~2020년까지 4년간 3600건에 달한다. 이같은 별풍선 환불 논란을 단순 해프닝으로만 볼 수 없다는 이야기다.
◇ 방통위, 인터넷 방송 '일일 결제한도' 제도화 추진중
업계는 인터넷 방송업체가 자율적으로 정한 일일 결제한도 가이드라인이 '유명무실'한 상태에 놓여 '제도화'로 이어져야 한다고 보고있다.
지난 2018년 인터넷방송업계가 모인 '클린인터넷방송협의회'는 개인방송 내 성인의 일일 결제한도를 '일 100만원'으로 조정하는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 미성년자의 경우 구체적인 액수를 정하지 않았지만, 성인보다 낮은 수준에서 사업자들이 자율적으로 정하기로 했다.
그러나 해당 가이드라인은 실효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용자들이 'XX페이' 등 소위 결제대행업체를 통해 우회 결제를 할 경우 사실상 결제한도가 무제한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방통위에서는 이처럼 인터넷방송업계의 가이드라인이 '유명무실'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관계법령 개선에 나섰다.
방통위 관계자는 "지난 3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내고 해당 가이드라인의 제도화를 추진 중이다"며 "법개정이 이뤄진다면 이용자 보호가 강화될 것이다'고 밝혔다.
해당 개정안에는 △결제한도 설정 조치 △미성년자 보호 강화 △이용자 보호창구 운영 △소위 '별풍선 깡' 등 불법 거래 방지 등의 의무를 인터넷개인방송플랫폼에게 부과하는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사진] 아프리카TV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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