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경영의 전화 폭탄, 오히려 '밈'이 되고 있다.
최근 20대 대통령선거 후보 출마를 선언한 허경영 국가혁명당 명예대표에게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가 독특한 기행이나 발언을 해서가 아니다. 바로 '전화' 때문이다. 최근 국가혁명당과 허경영 측이 투표를 독려하는 전화를 국민들에게 무차별적으로 걸자 '나도 전화 받았다'라고 '인증'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
허경영 측이 건 전화는 약 13초 분량이다. 통화 녹음 파일에 따르면 대선 투표 독려 메시지가 담겨있다. 이는 허경영이 사전에 녹음한 것. "안녕하십니까. 허경영 대통령 후보입니다. 코로나로 얼마나 힘드십니까. 대한민국의 미래를 바꾸기 위한 첫 걸음은 용기 있는 투표입니다. 허경영 대통령 후보였습니다. 감사합니다"라는 내용이다.
사실 이 전화는 초반에 네티즌들 사이에서 그리 호의적이지 않았다. 어찌보면 스팸 전화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한 네티즌은 "공익을 위해 전화번호를 공개한다"라면서 "전화 받지 말라. 여러분의 1분 1초는 소중하기 때문"이라면서 허경영 캠프의 전화번호를 캡쳐해 올리기도 했다.
그런데 점차적으로 허경영의 전화에 대한 여론이 바뀌기 시작했다. 슬슬 한 명씩 "나도 허경영의 전화를 받았다"라는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하더니 "진짜 허경영 목소리가 나오더라"는 등의 '전화 후기'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일종의 '밈'으로 변화되기 시작한 것.
후기를 보면 다양한 이야기가 나온다. "기대하면서 받았지만 별로 재미있는 게 없었다"라면서 실망했다는 반응도 있고 "받고 싶었지만 자동으로 착신이 금지됐다"라는 경험담도 있다. 아직까지 전화를 받지 못한 네티즌은 "기다리고 있는데 언제 오나"라는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현재 허경영 캠프의 전화번호는 전화 관련 어플리케이션에서 많은 스팸 신고를 받고 있는 상황. 네티즌들은 흥미롭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일상 생활을 하다가 전화를 받는 입장에서는 불쾌한 경우가 많은 모양이다. 허경영 후보 캠프라는 안내와 함께 스팸이라는 표시가 뜨고 있다.
허경영 후보 측은 지난해 열린 21대 총선에서도 이러한 내용의 전화를 돌린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흥미롭게도 불법은 아니라고. 당시에도 불법 논란이 일었지만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측은 특정 후보나 정당을 지지해달라는 것이 아니라 투표를 독려하는 내용이라면 누구나 전화를 할 수 있다는 입장을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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