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5년 4월 21일 방송된 tvN의 프로그램 ‘알아두면 쓸데없는 지구별 잡학사전: 지중해’에서는 MC 윤종신과 잡학박사들이 바르셀로나의 상징적인 건축물인 사그라다 파밀리아를 탐방하며 경이로운 감탄을 표했다. 이번 방송은 새롭게 합류한 자연사 박사 이정모와 함께 바르셀로나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를 조망하는 의미 있는 여정을 담았다.
프로그램은 바르셀로나의 독특한 도시 구조에 대한 설명으로 시작됐다. 바르셀로나는 기본적으로 정사각형 격자의 블록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모서리를 절단하여 팔각형 형태로 만들었다. 이러한 설계는 사거리에서 광장 같은 개방감을 형성하고, 건물 중심부에는 중정을 배치하여 공공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단순한 미적 설계를 넘어 전쟁 시 방어 기능까지 염두에 둔 실용적인 구조로, 바르셀로나만의 독특한 도시 미학을 보여준다.
이정모 박사는 이어서 투우장 방문기를 풀어냈다. 그는 1980년대와 90년대 사이 연간 2000회가 넘는 경기가 열리며 국가 경기로 지정되었던 과거의 영광과 달리, 오늘날의 투우장은 텅 비어 있음을 강조했다. 한때 국가적 자부심이었던 투우는 2012년 스페인 일부 지역에서 금지되었고, 바르셀로나에서는 2019년에 경기가 중단됐다. 이정모 박사는 이러한 전통의 소멸을 “공감의 반경 확장 때문”이라고 분석하며, 현대 사회에서 인간이 포유류 전반에 대한 감정이입 능력을 키워왔음을 설명했다.
또한 한동일 박사는 성경 해석의 변화도 덧붙였다. 그는 창세기에서 “짐승을 부려라”라는 구절이 있었으나 인쇄술 발달로 인해 노예 인권을 조명한 소설들이 널리 읽히면서 인간의 공감 능력이 확장되었고, 이는 동물에 대한 시각에도 변화를 가져왔다고 말했다.
투우장을 둘러보며 이정모 박사는 그 공간이 가진 가능성에 주목했다. 유현준 교수는 “하드웨어는 그대로 두고 소프트웨어만 바꾸면 된다”며 공연장이나 도서관 등 새로운 용도로 전환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그는 본래 기차역에서 문화공간으로 변신한 오르세 미술관 사례를 들어 투우장이 바르셀로나의 미래를 담은 새로운 플랫폼이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프로그램 후반부에서는 사그라다 파밀리아를 방문하는 장면이 이어졌다. 이 성당은 완공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인류의 보물이다. ‘성스러운 가족’이라는 의미를 지닌 이 성당은 안토니 가우디가 예수의 일생을 성경 서사 구조에 맞춰 건축한 작품이다. 동쪽 ‘탄생의 파사드’는 아기 예수의 탄생과 경배를 표현하고 있으며, 서쪽 ‘고난의 파사드’는 마지막 일주일 동안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을 형상화하고 있다. 남쪽 ‘영광의 파사드’는 예수님의 승천과 천국을 향한 문을 나타낸다.
성당 내부로 들어서면 또 다른 환상적인 세계가 펼쳐진다. 기둥들은 나무 형태로 뻗어 숲처럼 하늘을 향하고 있으며, 천장 곳곳에 뚫린 빛의 구멍으로 들어오는 자연광은 성스러운 공간을 완성한다. 스테인드글라스는 색과 빛만으로도 메시지를 전달하며, 흐린 날에도 내부를 따뜻하게 감싸준다. 방문자들은 “성 가족 성당이라는 의미를 알 것 같다”라는 평을 남겼으며, 이는 가우디가 단순한 장인이 아닌 훌륭한 과학자이자 철학자, 예술가였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안토니 가우디는 30대 초반 이 성당 설계를 맡았으며 이후 인생 후반기를 이 건축에 몰두하였다. 그는 완공을 보지 못하고 예기치 못한 전차 사고로 세상을 떠났지만 그의 철학은 후대 건축가들과 바르셀로나 사람들에 의해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공동체 의식과 믿음이 모여 만들어낸 이 성당은 단순한 건축물이 아닌 그 이상의 상징적 공간이다.
현재 사그라다 파밀리아는 여전히 공사가 진행 중이며 미완성이 오히려 그 의미와 가치를 더욱 빛나게 하고 있다. tvN ‘알쓸별잡: 지중해’는 매주 월요일 밤 10시 10분에 방송된다.
[출처= tvN 제공]
ⓒ오펀 (www.ohfun.net)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ohfun.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