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5년 4월 21일 방송된 tvN의 프로그램 ‘알아두면 쓸데없는 지구별 잡학사전: 지중해’(연출 김지인, 이하 ‘알쓸별잡: 지중해’)는 새로운 자연사 박사 이정모가 합류하며 더욱 흥미로운 지적 여정을 선보였다. 이정모는 12년간 다양한 과학관에서 관장을 역임한 경력을 바탕으로, 바르셀로나의 과학관을 방문한 경험을 공유하며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날 방송에서 이정모는 바르셀로나의 과학관에서 직접 만져볼 수 있는 삼엽충 화석과 오스트랄로피테쿠스의 두개골, 그리고 우주에서 온 철질 운석 등 다양한 전시물을 소개했다. 특히, 300평 규모의 맹그로브 숲은 나무 뿌리 아래 공존하는 생명체와 그 안을 날아다니는 새들, 그리고 일정 시간마다 내리는 인공비를 통해 열대우림 생태계를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경험을 제공하여 시청자들의 오감을 자극했다.
이정모는 자신의 ‘공룡러버’ 본능을 유쾌하게 드러내며 시청자들과 소통했다. 윤종신이 티라노사우루스에 대한 질문을 던지자 그는 “짧아 보여도 실제 팔 길이는 1.2m”라고 답하며 아이들이 흔히 브이(V) 자로 흉내내는 손동작이 실제와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엄지와 검지가 서로 박수치듯 마주보고 있는 형태가 정석”이라고 시연해 보이며 웃음을 자아냈다. 공룡에 대한 그의 순수한 애정은 가족들의 눈치를 보며 잘 입지 못하는 공룡 티셔츠 대신 공룡 양말을 신는 모습에서도 엿볼 수 있었다.
이정모는 전 세계 아이들이 공룡에 대해 가지는 세 가지 오해를 설명했다. 첫째,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모든 공룡이 크지는 않으며, 2000여 종의 공룡 중 절반 이상은 무릎보다 작은 크기라는 점이다. 둘째,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괴상한 외형의 공룡들은 상상력에 의존한 이미지일 뿐이며, 실제로 상당수의 공룡은 현대 새들과 유사한 외형적 특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셋째,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조류가 바로 공룡의 후손이라는 점에서 사실상 공룡은 멸종하지 않았다고 강조하였다.
또한 이정모는 아이들이 약 9~10세 즈음에 공룡에 대한 흥미를 잃게 되는 이유를 “더 이상 물어볼 것이 없다고 느끼기 때문”이라고 분석하며 과학의 본질은 질문에서 시작된다고 말했다. 그는 “목이 긴 브라키오사우루스가 어떻게 물을 마셨을까?” 같은 단순한 의문이 수압 개념으로 반박되며 새로운 탐구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과학은 의문과 반론 속에서 발전한다고 설명하였다. 이에 따라 그는 과학관 역시 단순히 ‘보는 곳’이 아니라 ‘질문이 생기는 곳’, 실패와 실험을 통해 스스로 질문하고 해답을 찾아가는 ‘하는 과학관’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방송에서는 심채경 또한 흥미로운 사실 하나를 발견하였다. 그녀는 크루즈에는 왜 17층이 없는지를 질문하며 또 다른 인문학적 여정을 시작하였다. 서양권에서는 불길한 숫자로 여겨지는 13층처럼, 크루즈에서도 17층이 없는 이유가 로마 숫자인 XVII를 재배열하면 VIXI가 되어 라틴어로 '살았었다'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점이다. 이는 곧 죽음을 의미하므로 사람들의 불길함을 없애기 위한 조치였다는 것이다.
또한 이날 방송에서는 바르셀로나에 위치한 금지 예술 박물관도 소개되었다. 이곳에는 정치나 종교 등의 이유로 세상의 빛을 보지 못했던 작품들이 모여 있었으며, 배두나는 이러한 작품들이 불편함을 의도적으로 만들어낸 것이라며 예술 작품의 본질에 대해 이야기하였다. 그녀는 "그게 예술 작품이 하는 일 아닐까요?"라고 말하며 감정의 균열을 만드는 예술의 역할에 대해 성찰할 기회를 제공하였다.
이번 방송에서는 불편함이라는 감정을 단순히 피하거나 감추기보다는 잠시 멈춰 서서 마주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하였다. 금지 예술 박물관은 이러한 성찰과 함께 불편함이라는 감정이 던지는 질문들을 스스로 되새기게 하는 유익한 시간을 선사하였으며, 이는 현대 사회에서도 중요한 주제로 다뤄져야 할 부분이다.
tvN ‘알쓸별잡: 지중해’는 매주 월요일 밤 10시 10분에 방송되며 앞으로도 다양한 주제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지식과 통찰력을 제공할 예정이다.
[출처= 블리스미디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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