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강의 찍을 때
허리를 굽히고 찍곤 하죠
그 이유에 대해 고백할게요
대학시절 교육봉사활동을
했는데 너무 보람차서
동생과 동아리를 만들었어요
'공부를 신나게' 돕는다고
'공신'이었죠
그러다 더 많은 친구들을
돕기 위해 인터넷으로
해보자는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 돈이 어디있어요
당시엔 인터넷에서 뭐 하는게
다 비쌌어요 5천만원 든대요
다행히 동생이 장학생이었어요
한학기 500만원 장학금을
동생이 선뜻 내놓았어요
그걸로 겨우 허접한 사이트
하나를 만들었죠
비용 아끼려고 도서관에서
촬영, 편집 등 독학했고요
촬영 스튜디오는 주로 제 자취방
그런데 칠판과 짐 사이에서
촬영을 하자니 너무 좁아요
유일한 방법은 카메라 구도에
제 몸을 구겨넣는 것
그러니 허리는 최대한 숙여야 했고요
조명도 없이 찍은 걸 편집하는데
웬 오징어가 말을 하는 듯 했어요
그럼에도 콘텐츠는 감히
최고라는 자신이 있었어요
보면 마음이 뜨거워지고
이대로 하면 성적은 반드시
오른다는 확신이요
다행히 많은 학생들의 호응에
지금은 소박한 촬영장이라도
있어서 넓게 찍을 수 있어요
하지만 여전히 저는 그 시절처럼
이렇게 웅크리고 찍곤 해요
그 시절 순수함과 열정을
잊지 않고 싶어서요
감사함과 겸손함을 느끼게 돼요
허리는 언제 펼거냐고요?
여러분 공신 멘토 되어서
오시면 보여드릴게요
그럴수만 있다면야
물구나무라도 서서
강의 못하겠습니까
공신의 꿈은
빈부와 지역에 상관없이
대한민국 모든 학생들에게
공신 멘토 한명씩 만들어주는 것이다
그는 오늘도 구부정한 자세로
이 꿈을 위해 카메라 앞에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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