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를 즐기러 경기장을 향하기 전 혹시 인조잔디 운동장은 아닌지 꼭 확인해봐야한다는 교훈을 주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27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인조 잔디를 깐 운동장에서 축구를 했던 선수들 50명이 동시에 암에 걸린 사건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워싱턴 주 시애틀에 있는 워싱턴 대학교의 여자축구팀 전·현직 선수 237명 중 53명이 암 증상을 보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전체의 8분의 1에 해당하는 높은 수치다.
해당 축구팀 코치 에이미 그리핀(Amy Griffin)은 "원인은 바로 운동장에 깔린 인조 잔디"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인조 잔디는 보통 폐기된 고무타이어와 합성섬유를 혼합해 만들어지는데 이 고무타이어에 대표적인 발암물질인 '카본 블랙'을 비롯해 독성성분이 다량 함유돼있다.
7년 전부터 그리핀은 전·현직 선수 중 적지 않은 사람들이 암 진단을 받는 것을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그는 지난 2014년 암 진단을 받은 선수 명단을 작성해보고 한가지 특이사항을 발견했다.
암에 걸린 선수 60%이 이상이 골키퍼였다. 골키퍼는 공을 잡기 위해 다른 선수들보다 슬라이딩 같은 기술을 더 많이 사용해 인조 잔디에 피부가 닿는 빈도가 높은 포지션이다.
이 과정에서 인조잔디에 깔린 타이어가 부숴지며 먼지입자로 변한 발암물질이 호흡기를 통해 선수의 체내로 들어가게 된다.
심지어 한 골키퍼가 낳은 아들은 14살에 호지킨 림프종을 진단받기도 했다. 선수 본인 뿐만 아니라 유전적으로도 영향을 미친 것.
이에 워싱턴대 공중보건 대학원 연구원들이 인조 잔디 조사에 나섰는데 암을 유발했다는 직접적인 원인이 없으므로 인조 잔디 구장에서 계속 경기를 해도 무방하다는 결과를 내놓았다.
그리핀은 더 심도있는 조사를 해야한다고 주장하며 예일대학교 분자생물학 관계자와 인조잔디의 위험성에 대해 추가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미국 전역엔 1만 2천개 이상의 인공 잔디 운동장이 있어 정확한 연구 결과와 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국내에는 2000년대 초중반 '학교 운동장 선진 사업'으로 인조잔디가 인기를 끌었다가 최근 중금속이 기준치 이상 검출되고 유해성 미세먼지가 일어 다시 흙 운동장으로 전환하는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오펀 (www.ohfun.net)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ohfun.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