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도하는 마음으로 오소리가 죽은 송아지를 땅에 고이 묻어주는 줄 알았지만 사실은 그게 아니었다.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미국 내셔널지오그래픽은 미국 유타 주 그레이트 베이슨에서 생물학자 에반 뷰크리(Evan Buechley)가 촬영한 '죽은 송아지 관찰' 영상 결과에 대해 전했다.
영상에는 오소리와 죽은 송아지가 등장한다. 뷰크리는 그레이트 베이슨에 카메라를 설치하고 죽은 송아지를 둔 뒤 관찰하는 중이었다.
그 때 오소리가 나타나 송아지의 상태를 확인하더니 갑자기 흙으로 송아지를 덮기 시작한다.
송아지 밑으로 기어들어가 땅을 파고 다시 올라와 흙으로 덮어주는 정성스러운 과정을 '5일' 동안이나 반복한 끝에 송아지의 사체는 흙으로 완전히 덮여 영면에 들어간 것으로 보였다.
죽은 송아지를 기리며 무덤을 만들어줬나보다 싶어 오소리를 기특해하는 사이 감동이 '파괴'되는 장면이 펼쳐졌다.
잠시 후 오소리는 그 장소에 다시 나타나 송아지를 묻어놓았던 지점을 파헤쳤고, 송아지가 나오자 그 사체를 뜯어먹으며 배를 채웠다.
사실 오소리는 송아지 '무덤'이 아닌 '저장고'를 만들었던 것. 이 오소리는 든든한 식량을 땅 속에 저장해놓고 '11일' 동안 송아지 고기로 배를 채웠다.
오소리는 땅 속에 사체를 파묻어 사체를 시원하게 유지할 수 있었고 이 때문에 사체가 분해되는 것도 억제할 수 있었다.
실제로 오소리는 송아지를 완전히 묻은 후 근처에 굴을 만들어 지내면서 '성대한 만찬'을 즐겼다.
동심과 감동은 파괴됐지만 뷰크리는 이를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뷰크리는 "죽은 사체가 소들 사이에 있으면 질병을 옮기게 된다"며 "오소리가 사체를 저장하고 먹어치우는 것이 목장 주인에게는 물론 생태계에도 좋은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소리가 완전히 식량을 저장하고 혼자서 독점한다는 사실에 놀랐다"며 "사냐을 통해서만 배를 채우는 게 아니라 음식을 저장하고 꺼내먹는 습성을 지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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