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공기청정기에서 냄새가 나자 이런 사실을 지적한 여성이 오히려 민폐녀로 오해받았던 사연이 전해졌다.
27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도서관 민폐 학생의 진실'이라는 제목의 사진과 글이 올라와 누리꾼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
해당 사진은 올해 초 한 도서관에 설치된 공기청정기에 포스트잇으로 메모가 붙어있었던 상황을 담고 있다.
쪽지를 쓴 학생 A씨는 "양해를 구합니다"라는 제목으로 "공기청정기 가동시 비릿한 기름냄새 때문에 너무 머리가 아픕니다. 집에 가서 누워도 냄새가 코 속에 남아있어요. 안 틀면 안될까요?"라고 부탁하는 글을 남겼다.
하지만 A씨는 그저 너무 예민한 사람으로 취급받고 말았다.
다른 도서관 이용자가 초록색 펜으로 "많은 학우들이 사용하는 공기청정기입니다. 집에서 공부하시면 되겠네요!"라고 지적하는 답을 남기기도 했다.
하지만 A씨는 유별나게 까탈스러운 민폐학생이 아니었다.
사실 A씨가 지적했던 비릿한 기름냄새는 공기청정기를 오래 가동할 때 발생하는 '오존' 냄새였다.
오존은 산소 원자 3개로 이뤄진 기체로 고전압의 전기가 방전되거나 식물이 광합성 작용을 할 때 주로 발생한다.
산이나 바닷가에서는 상쾌함을 느끼게 해주지만 일정량 이상 노출되면 호흡기나 눈에 자극을 주고 심하면 폐 기능 저하를 일으킬 수도 있다.
최근 사용하는 음이온식 공기청정기는 유해먼지를 중화하는 기능을 갖추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고전압을 사용하기에 오존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공기청정기 사용시 설명서를 꼼꼼히 읽고 오존 특유의 비릿한 냄새가 나면 즉시 가동을 중단하고 창문을 여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 필터 교체 주기도 자주 체크해야한다"고 당부하고 있다.
비릿한 기름 냄새를 지적했다가 '민폐학생'으로 찍혔던 A씨는 사실 다른 학생들이 느끼지 못했던 '오존'을 감지한 것이었다.
사건의 진실이 드러나자 일부 누리꾼들은 "예민한 사람 탓할 게 아니었다", "오존 장시간 노출 시 위험하다는데 오히려 고마워해야하는 것 아닌가", "학생들에게 말해선 말이 안 통하니 관리실에 문의하는 게 나았을 듯"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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