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좋은 시절’ 옥택연과 최화정, ‘짠내 모자(母子)’가 애잔한 ‘길거리 오열’을 펼쳐냈다.
지난 22일 방송된 KBS 2TV 주말드라마 ‘참 좋은 시절’에서 극중 장소심(윤여정)은 차해원(김희선)의 식구들을 집으로 초대했던 상황. 꽃단장 하던 강태섭(김영철)은 하영춘(최화정)에게 “우리 사돈댁 식사 초대한 자리에 설마 니도 낑길거는 아이재?”라고 면박을 줬다.
이어 태섭은 “이 분은 제가 한 때 철없던 시절에 바람을 피았던 여잔데 동희랑 우리 집 사람 때문에 8년 째 우리 집에 와가 삐대고 있는 기라캅미다. 그래 소개 해주께! 동희도 보고, 우리집 식구랑 저 집 식구들 다 보는 앞에서”라고 영춘을 겁박까지 했던 것.
태섭의 말에 착잡해진 영춘은 조용히 집을 나와 걷다가 우연히 강동희(옥택연)를 만나게 됐다. 영춘은 어디 가냐고 묻는 동희에게 “친구랑 저녁 약속이 있어서”라며 거짓말을 해, 보는 이들을 울컥하게 했다.
“할마시가 친구가 오데 있노?”라고 의문을 드러내는 동희에게 영춘은 “오늘 해원이네 식구들 저녁 초대 했어. 좋은 자리서 괜히 욱해서 사고 치지 말구 사근사근 좀 굴어”라고 당부하며 발걸음을 옮겼다. 영춘이 일부러 자리를 피하는 것임을 눈치 챈 동희는 걸어가는 영춘의 뒷모습을 짠하게 지켜보며 애잔한 심경을 내비쳤다.
막상 집을 나오자 갈 데가 없었던 영춘은 노점상에서 어묵을 먹고 있던 상태. 영춘이 마음에 걸렸던 동희가 갑자기 영춘 앞에 나타나 말을 걸어 눈길을 끌었다. 동희는 퉁명스럽지만 애틋한 눈길로 바라봤고, 영춘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 채 동희를 피해 걷기 시작했다.
영춘의 뒤를 쫓던 동희는 “겨우 그 정도 깡으로 지난 8년은 우예 버팃노?”, “버리고 갔으몬 다 잊고 속 시원하게 살지 만다꼬 다시 돌아왔노?!”라며 속상한 속내를 내질렀던 터. 영춘은 “내가 너 버리고 간 벼락 맞을 년인 거 세상 사람들이 다 알게 더 크게 소리 질러!”라고 절규하며 빠른 걸음으로 내달리다, 급기야 신발 끈이 끊어져 넘어지고 말았다.
길바닥에 주저앉은 채 영춘은 망가진 신발을 보고는 “아주 죽어라, 죽어라 하는 구나”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를 아프게 지켜보던 동희는 영춘을 번쩍 안아들어 벤치에 앉히고는, 영춘의 신발을 들고 어디론가 향해갔다.
곧이어 새 신발을 사들고 돌아온 동희는 다정하게 영춘의 발에 새 신을 신겨주며 “그 아저씨 진짜 개안은 사람이가?”, “내가 따라 나간다 캐서 아무나 대충 만난 사람이몬 할마시고 그 아저씨고 가만 안 둘 줄 알아라!”라고 걱정을 드러냈다. 툭툭 말을 내뱉던 동희의 각별한 따스함에 감동받은, 눈물이 잔뜩 고인 영춘의 슬픈 눈이 안방극장의 심금을 울렸다.
[사진 = 참 좋은 시절 ⓒ KBS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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