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인심을 기대하고 '서리해도 되겠지'하며 훔쳐갔던 당근은 사실 '1억원' 짜리였다.
지난 5일 청주 흥덕경찰서는 충북대학교에서 연구용으로 기른 당근 80kg을 훔친 50대 2명과 40대 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도난 당한 당근은 충북대학교에서 질병연구 등을 위해 품종 개발용으로 키우던 농작물로, 이 당근에 들어간 연구비만 1억원이 넘는다.
이 황당한 도난사건은 지난달 24일 오후 9시경 충북대 농업생명환경대학에서 관리하는 농장에서 일어났다.
이 농장에서 A(53), B(52)씨, C(48)씨 가해자 3명은 실험용 당근을 호미로 캐 훔친 후 달아났다.
이 날로부터 10일 정도 지난 3일 충북대 측은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경찰은 농장 일대 CCTV 80여대를 확인해 절도범의 도주 경로를 추적했고 수사 끝에 농장에서 약 1km 떨어진 곳에 사는 A씨 등을 체포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연구용인지 모르고 요리에 넣어 먹으려고 훔쳤다"고 진술했다.
한 경찰관계자는 "A씨가 이 근방에서 7년 동안 살면서 가끔 상추, 고추, 깻잎 등 채소를 따다가 먹은 적이 있었는데 (이번 당근 역시) 학교에 심어져있는 줄 알고 캐갔다"고 전했다.
경찰은 A씨 등 일당이 냉장고에 보관하고 있던 당근 27개를 회수했다.
이 소식에 누리꾼들은 "연구비도 1억 넘지만 거기에 교수와 대학원생 등 연구진이 들인 노력이 얼마인데 양심없는 어른들이 다 망쳤다", "좀 먹으려고 80kg나 캐갔다는 게 말이 되냐"며 매우 분노하고 있다.
한편 경찰은 수사 중 연구비 약 5천만원이 들어간 파 400뿌리가 사라진 것을 추가로 확인하고 수사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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