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7월과 8월은 전 세계 공통의 여름 휴가철이며, 이는 세계 각국의 정상들도 마찬가지다.
각국의 대통령과 총리들이 휴식을 취한 가운데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이 상반신 노출을 한 채 사냥을 즐기고 있는 사진을 공개해 지나친 연출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이는 러시아를 장기 집권하고 있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휴가는 '상남자'로서 자신의 이미지를 과시해 지지율을 올리는 정치적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러시아 크렘린궁은 이달 초 남시베리아의 투바공화국에서 휴가를 즐기는 푸틴 대통령을 촬영한 사진과 영상을 지난 5일 언론에 배포했다.
러시아 언론 시베리아타임스는 '푸틴 대통령이 타이가 호수에서 강꼬치고기(pike)를 추격했고, 2018년 대선 출마를 생각해 보겠다고 약속했다'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현재 3선째 임기 중인 푸틴 대통령은 4선에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있음이 보여지는 기사로 보인다.
사진에서 상반신이 노출된 올해 65세의 푸틴 대통령은 나이를 거꾸로 먹은 듯한 근육질 몸매를 자랑하며 시선을 끌고 있다.
영국 가디언 등 해외 매체들은 푸틴 대통령이 휴가 때마다 상의를 벗는 이유가 여성 유권자들의 표심을 공략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의 알몸이 공개될 때마다 각종 매체 및 블로그에서 화제가 되고, 이것이 러시아 여성의 마음을 사로잡는다는 분석이다.
또한, 푸틴 대통령의 휴가 사진은 대부분 웃통을 벗은 채 낚시를 하거나 엽총을 들고 말을 타는 모습으로 채워져 있다.
이번 휴가에서도 푸틴 대통령은 두 시간에 걸쳐 다이빙복을 입고 물속에 들어가 작살총으로 물고기를 잡았다.
크렘린궁 대변인 드미트리 페스코프는 "호수의 수온이 섭씨 17도 아래였다"며 푸틴 대통령의 체력에 찬사를 보냈다.
푸틴 대통령은 예전 휴가에선 북극곰과 시베리아 호랑이 등 맹수를 사냥하는 모습을 보여준 적도 있다.
2008년 극동 시베리아의 숲에서 푸틴 대통령이 사진기자에게 달려드는 호랑이를 마취총으로 쓰러뜨렸다고 밝힌 바 있으며, 당시 이런 활동이 위험하지 않냐는 한 기자의 질문에 "사는 것 자체가 위험한 일"이라고 맞받아치기도 했다.
상반신 노출이나 사냥과 함께 자신의 남성성을 과시하기 위해 푸틴 대통령은 여러 스포츠에 직접 뛰어들기도 했다.
지난 5월에 아이스하키 경기에 직접 선수로 나서 격한 몸싸움을 벌이며 6골을 넣었고, 같은 해 12월에는 유도 국가대표팀의 훈련장을 방문해 코치와 연습경기를 했다.
이렇게 만능 스포츠맨의 감각을 자랑하는 푸틴 대통령에게 과도한 연출로 가공한 '조작' 시비도 따라다니고 있다.
푸틴 대통령이 잡았다는 야생 호랑이는 4년 뒤인 2012년 동물원 호랑이를 가지고 연출했다는 설이 제기되었고, 호수에서 21㎏짜리 강꼬치고기를 낚았다는 소식 역시 진위 논란을 낳았다.
2011년에는 흑해에서 스킨스쿠버를 즐기던 중 고대 그리스 도자기 2점을 발견했다는 주장을 했으나, 조작설이 불거지자 공보실의 대변인이 "얕은 물에 도자기를 미리 갖다 놓은 것"이라고 인정해 망신을 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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