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원 참여 인원이 25만명이 넘은 'https 차단 정책 반대' 국민청원에 대한 청와대 공식 답변이 나왔다.
청와대는 21일 오후 SNS로 'https 차단 정책 반대' 국민청원에 대한 답변을 내놓았다. 청와대를 대신해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이 답변자로 나왔다.
이 위원장은 "이번 조치 이후 어떤 분들은 분노하고, 어떤 분들은 염려했다"며 "복잡한 기술 조치이고, 과거 해보지 않았던 방식이다. 정책 결정 과정에서 국민이 공감할 수 있도록 소통하는 노력이 부족했다. 여러 가지로 송구하다. 늦었지만 투명하게 말씀드리겠다"고 입을 열었다.
이 위원장은 "기술 변화의 시대, 정부도 계속 노력한다. 기술 변화에 따라 https가 확산되면서 http 시절 방식으로는 불법 촬영물이 있는 해외 불법 사이트 차단이 어려워졌다"며 "국회와 언론을 비롯해 국민들은 최근 몇 년간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그래서 이에 대응할 수 있는 SNI(서버 네임 인디케이션) 차단 기술이 도입됐다"며 "말 그대로 서버 네임이 불법 사이트와 일치하면 기계적으로 접속을 차단하는 방식"이라고 했다.
이 위원장은 "누구든 국민의 통신 내역을 들여다볼 수 없다. 통신비밀보호법상 법원 영장 없는 감청은 명백한 불법행위"라며 "정부는 불법행위를 하지 않는다. 통신비밀 보호는 정부가 엄중하게 관리하고, 현황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청원인은 이 조치가 검열의 시초가 될 가능성을 우려했다. 검열은 있어서도 안 되고, 있을 수도 없는 일"이라며 "혹시나 가능성에 대한 우려조차 정부에 대한 신뢰가 충분하지 않다는 뜻이라 책임을 통감한다. 투명한 정부, 신뢰받는 정부가 되도록 모든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했다.
이 위원장은 "이번 조치 이후 논란이 적지 않았다. 국민의 공감을 먼저 구하고 정책을 집행해야 할텐데 부족했다"며 "기술 변화에 따른 새로운 정책이 어떻게 이뤄지고 실제 국민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충분히 알려드리지 못했다. 송구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이 이원장은 "심각한 폐해를 낳거나 피해자의 삶을 파괴하는 등 불법성이 명백한 콘텐츠는 국내외 어디서든 볼 수 없도록 하는 것이 정부 역할이라 생각한다"며 "국민 모두 불법성을 분명하게 인지하고 공감할 수 있는 내용에 대해, 꼭 필요한 조치만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했다.
최근 불법 해외 사이트 차단 강화를 놓고 인터넷 검열 논란이 일었다. 그러자 'https 차단 정책 반대' 청와대 청원이 올라와 동참자 수 25만 명을 돌파했다.
다음은 'https 차단 정책 반대' 국민청원에 대한 청와대 답변 전문이다
최근 뜨거운 이슈가 됐던 https 차단 정책 반대 청원에 25만 명이 함께 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갖고 정부의 입장을 묻고 있습니다. 청원 답변을 통해 설명 드리고자 합니다. 저는 방송통신위원장 이효성입니다 이번 조치 이후, 어떤 분들은 분노하고, 어떤 분들은 염려했습니다. 복잡한 기술 조치이고, 과거 해보지 않았던 방식입니다. 정책 결정 과정에서 국민이 공감할 수 있도록 소통하는 노력이 부족했습니다. 여러 가지로 송구합니다. 늦었지만 투명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도박, 몰카 등 불법촬영물, 범죄입니다 온라인 불법 도박 시장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아시는지요? 2015년 기준 무려 47조원입니다. 국내법에서 강력하게 규제하는 도박이 국경 없는 온라인에서 해외 사이트를 통해 심각한 폐해를 낳고 있습니다. 청소년, 심지어 어린이까지 접근한다는 우려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불법촬영물, 이른바 몰카가 피해자를 감당하기 어려운 고통에 빠트린다는 점은 국민 모두 알고 있습니다. 심지어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합니다. 작년 4월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센터가 문을 연 뒤, 그해 말까지 2,379명이 도움을 청했습니다. 피해자 중에는 남성들도 271명이 포함됐습니다. 이들을 불법 촬영한 영상물은 곳곳으로 퍼져나갔고, 센터가 삭제 및 차단을 지원한 규모가 2만8,879건에 달했습니다. 불법 촬영물의 온상이 된 웹하드 업체에 대해 수사가 강화되자, 일부 해외 사이트에 한국 불법 촬영물이 퍼지기 시작했습니다. 우리 정부는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존중합니다. 성인이 합법적으로 무엇을 하든, 무엇을 보든, 국가가 관여해서도 안 되고, 관여하지도 않습니다. 그러나 불법 도박은 다릅니다. 또 피해자를 지옥으로 몰아넣는 불법 촬영물도 다릅니다. 삭제되고 차단되어야 합니다. 불법에 대한 관용은 없어야 합니다. 기술 변화의 시대, 정부도 계속 노력합니다 기술 변화에 따라 https가 확산되면서 http 시절 방식으로는 불법 촬영물이 있는 해외 불법 사이트 차단이 어려워졌습니다. 국회와 언론을 비롯해 국민들은 최근 몇 년간 대책 마련을 요구했습니다. 그래서 이에 대응할 수 있는 SNI(서버 네임 인디케이션) 차단 기술이 도입되었습니다. 말 그대로 서버 네임이 불법 사이트와 일치하면 기계적으로 접속을 차단하는 방식입니다. 어떤 사이트 접속을 막을 것인지, 즉 무엇이 불법인지 심의는 독립기구인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맡고 있습니다. 이번에 불법 도박사이트 776곳과 불법 촬영물이 있는 음란사이트 96곳에 차단 결정을 내렸습니다. 모두 현행법상 불법이고 차단 대상입니다. 헌법의 기본권은 절대적입니다 헌법 제 17조 모든 국민은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받지 아니한다, 제 18조 모든 국민은 통신의 비밀을 침해받지 아니한다. 정부는 이러한 헌법의 기본권을 존중하고 준수합니다. 이를 훼손하는 일은 있을 수 없습니다. 누구든 국민의 통신 내역을 들여다볼 수 없습니다. 통신비밀보호법상 법원 영장 없는 감청은 명백한 불법행위입니다. 정부는 불법행위를 하지 않습니다. 통신비밀 보호는 정부가 엄중하게 관리하고, 현황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습니다. 청원인은 이 조치가 검열의 시초가 될 가능성을 우려했습니다. 검열은 있어서도 안 되고, 있을 수도 없는 일입니다. 혹시나 가능성에 대한 우려조차 정부에 대한 신뢰가 충분하지 않다는 뜻이라, 책임을 통감합니다. 투명한 정부, 신뢰받는 정부가 되도록 모든 대책을 강구 하겠습니다. 더 세심하게 노력하겠습니다 이번 조치 이후, 논란이 적지 않았습니다. 국민의 공감을 먼저 구하고 정책을 집행해야 할텐데, 부족했습니다. 기술 변화에 따른 새로운 정책이 어떻게 이뤄지고 실제 국민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충분히 알려드리지 못했습니다. 송구할 따름입니다. 심각한 폐해를 낳거나 피해자의 삶을 파괴하는 등 불법성이 명백한 콘텐츠는 국내외 어디서든 볼 수 없도록 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라 생각합니다. 국민 모두 불법성을 분명하게 인지하고 공감할 수 있는 내용에 대해, 꼭 필요한 조치만 이뤄지도록 하겠습니다. 인터넷 세상의 규칙에 대해 사회적 논의가 필요합니다 표현의 자유는 우리 정부의 국정철학입니다. 동시에 누군가의 존엄성을 말살하는 사안에 대해서는 규제도 필요합니다. 정보통신정책학회장인 숙명여대 강형철 교수는 이번 일에 대해 “인터넷 시대 국가 규제의 딜레마를 보여주는 사례”라며 “규제의 필요성, 규제 방식의 정당성, 또는 문제점과 대안 등을 폭넓게 논의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불법 사이트의 차단 및 피해자 보호라는 공익과 이에 대한 수단으로서 인터넷 규제 수준의 적정성에 대해 논의하겠습니다. 국내법으로 규제할 수 없는 해외 사이트 불법행위에 어떻게 대응할지 국가 간 논의도 더 필요합니다. 창과 방패처럼, 막는 기술이 나오면 뚫는 기술도 나옵니다. 근본적 해결은 누구도 불법으로 누군가를 촬영하지 않고, 누구도 그런 촬영물을 보지 않는 것입니다만, 현실에는 피해자가 존재합니다. 우회기술이 있다하더라도 피해자를 방치할 수 없습니다. 더 나은 방법에 대해 의견을 주시면 경청하고 논의하겠습니다. 정부는 무슨 일을 어떻게 해야 할지, 우리 사회가 함께 고민할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
(메인 사진: 대한민국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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