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항공 소속 여객기 추락 사고로 탑승객 149명 전원이 숨진 가운데, 한 남성이 탑승구에 2분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사고기에 타지 못해 가까스로 목숨을 구했다.
10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그리스 국적의 안토니스 마브로폴로스(Antonis Mavropoulos)는 페이스북에 자신의 사고 비행기 탑승권 사진과 함께 150번째 희생자가 될 뻔한 사연을 올렸다.
비영리 단체 국제고체폐기물협회의 대표인 그는 당시 유엔 환경 프로그램의 연차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에티오피아에서 케냐 나이로비로 갈 예정이었다.
마브로폴로스는 '내 행운의 날'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내가 정각에 탑승구에 도착하도록 아무도 나를 돕지 않아서 매우 화가 났었다"고 탑승 시간에 늦었던 상황을 회상했다.
그는 어쩔 수 없이 다음 항공편을 예약했지만, 그 역시도 탑승하지 못했다. 그가 타기로 했던 앞선 비행기가 곧 추락하면서 비행이 결항됐기 때문이다.
그는 "공항 직원들은 나를 공항경찰대로 안내했고, 경찰은 내게 신께 감사하라고 말했다. 내가 추락한 ET 302편을 타지 않은 유일한 탑승객이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경찰은 내 신분과 내가 그 비행기를 타지 않은 이유 등을 확인하기 전까지 나를 내보낼 수 없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에티오피아항공 소속 ET 302편은 10일 오전 승객 149명과 승무원 8명을 태우고 에티오피아를 떠나 케냐 나이로비로 향하던 도중 추락했다.
항공사 측은 이 비행기가 이륙 6분 만에 아디스아바바에서 남동쪽으로 약 62㎞ 떨어진 비쇼프투시 근처에 추락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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