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에서 n번방 가담자였다고 큰 소리로 떠든 남성들 모습이 담긴 영상이 SNS서 주목받았다.
지난달 27일 '한중국제커플 Zheng lei 정 레이'라는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N번방 가해자들을 실제로 만났습니다"라는 영상이다.
영상에는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한 식당에서 남성 일행 4명이 술을 마시며 n번방을 주제로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찍혔다.
영상을 업로드한 유튜버에 따르면 이 남성들 중 한 명이 대화 중 자신이 n번방 가담자였다고 고백했다.
친구들은 "괜찮다"면서 이 남성을 두둔했다. 스스로 가담자라고 밝힌 남성은 '피해자들도 다 동의한 것'이라며 피해자에게 책임을 돌리는 듯한 망언도 했다.
큰 소리로 나눈 대화 내용은 주변 테이블에도 고스란히 들렸다. 해당 유튜버와 함께 있던 지인은 경찰에 문자로 이 사실을 알렸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10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다. 신고자 뿐만 아니라 주변 테이블에서도 해당 대화 내용을 들었다고 증언했다.
그러나 해당 남성들은 이미 계산을 마치고 식당을 떠난 뒤였다.
경찰은 식당 주인에게 결제 내역을 확인하더니 해당 남성들을 추적하러 가게를 나섰다.
영상을 올린 유튜버는 "경찰 분들 신고하자마자 10분 안에 달려와주셔서 감사하다. 처벌도 이렇게 빨리빨리 되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이 영상은 김씨의 유튜브 채널에 ‘n번방 가해자들을 실제로 만났습니다’라는 제목으로 게재돼 27일 현재 12만회 넘게 조회됐다.
그러나 26일 해당 유튜버는 "N번방 신고 그 후.. 어떻게 됐냐고요? 사이다 못드려서 죄송합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으로 해당 사건에 대한 수사가 더이상 진척되지 않았음을 알렸다.
27일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경찰이 자신을 N번방 회원이라고 밝힌 남성을 검거하지 못한 채 사건을 현장 종결한 사실이 27일 확인됐다.
보도에 따르면 경찰은 신고자로부터 남성의 인상 착의와 식당 카드 결제 사실 등을 전달 받았지만, 카드 내역 조회나 폐쇄회로(CC)TV 확인을 하지 않았다.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이날 “신고를 받고 출동한 파출소 소속 경찰관이 진술을 듣고 주변을 수색했지만 (해당 남성을) 발견하지 못해 현장 종결 처리 됐다”며 “강제 수사 영역인 카드 내역 조회에 착수해야 한다고 판단하지 않은 것 같다”고 밝혔다.
홍제동을 관할하는 서대문경찰서는 “중요한 사안이기 때문에 (제대로 처리가 안 된 것을) 아쉽게 생각한다”며 “늦었지만 27일 디지털 성범죄 수사팀에 의뢰해 수사에 착수했다”고 했다. 홍제파출소 관계자는 “교대 근무로 돌아가 (당시 상황) 확인이 어렵다”고 했다.
이에 네티즌들은 "제대로 수사해라", "N번방 사건팀으로 넘어간거면 좋겠다", "제대로 된 수사가 이루어지도록 지속적으로 민원 넣겠다" 등 분노와 안타까움을 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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