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의 입으로 직접 죽였다고 말을 한 상황이지만 무고가 선고됐다.
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70대 노모가 법정에서 무죄를 선고 받았다. 지난 3일 인천지법 형사15부는 술을 자주 마시는 문제로 갈등을 빚다 아들 B씨를 목 졸라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70대 여성 A씨에게 1심 선고 공판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A씨가 기소된 이유는 지난 4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A씨는 자정 무렵 인천 숭의동에 있는 딸 C씨의 집에서 함께 살던 B씨의 머리를 소주병으로 때리고 수건으로 목 졸라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됐다. 당시 A씨는 "아들이 술을 마시고 속을 썩여 목을 졸랐더니 숨진 것 같다"라고 경찰에 직접 신고했다.
당시 경찰 조사에서 A씨는 "아들이 약 1년 전 일을 그만두고 술을 많이 마셔서 괴로웠다"라면서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줄까 걱정돼 살해할 마음을 먹고 있었다"라고 밝혔다. 법정에서도 "아들이 술만 마시는 게 불쌍하고 희망이 없어 범행을 저질렀다"라고 말했다. 자신이 직접 범죄를 시인한 것.
그런데 재판부는 본인의 진술을 믿지 않았다. 오히려 무죄를 선고했다. 알고보니 모녀 진술에 대한 신빙성과 진실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한 것. 재판부가 이렇게 판단한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었다.
먼저 76세의 A씨가 가정에서 흔히 사용하는 사이즈의 수건으로 키 173.5cm에 102kg인 거구의 남성을 목 졸라 숨지게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B씨가 자신의 생명이 위태로운 상황에서 술에 만취했다는 이유로 저항 없이 가만히 죽음을 맞이했다는 진술도 믿기 어렵다고.
게다가 부검 결과 B씨의 혈중 알코올 농도가 0.142%였다. 이는 알코올 영향 하에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만 B씨가 사망 전 동생 C씨와 대화를 하기도 했고 C씨가 집 밖을 나서기 전에는 술을 마시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는 진술 등을 종합했을 때 만취한 상태는 아니라고 재판부는 판단했다.
특히 A씨는 사건 이후 진술을 번복하기도 했다. 현장 조사 당시 "아들이 거실 바닥 소음방지 매트 위에 앉아 술을 마시면서 술을 더 달라고 했다"면서 재연을 했지만 경찰 조사 과정에서는 술상을 치운 상태였다고 번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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