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대의 순간을 상상할 수록 소름이 돋을 정도다. 그럼에도 선처를 호소하고 있다.
최근 대전고법 형사1부(이준명 부장판사는)는 살인·아동복지법상 상습 아동학대·특수상해죄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 대한 항소심 결심 공판을 진행했다. A씨는 지난 6월 자택에서 동거남의 아들 B군(9세)을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조사에 따르면 A씨의 학대는 너무나도 가혹했다. 일단 B군이 숨지게 된 원인부터 안타까울 따름이다. A씨는 가로 50cm, 세로 71.5cm, 폭 29cm 크기의 여행용 가방에 B군을 무려 세 시간 동안 감금했다.
하지만 여기서 그치지 않고 A씨는 B군을 다시 더 가혹한 환경에 몰아넣었다. A씨는 앞서 언급한 것보다 더 작은 사이즈의 가방에 B군을 넣어 가뒀다. 현장 조사 결과 B군은 자신의 몸보다 작은 가방에 들어가 있었다. 결과적으로 가방 속에서 B군은 가슴과 배, 허벅지가 밀착돼 목이 90도로 꺾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A씨는 단순히 B군을 가방에 넣기만 하지 않았다. 이어서 B군은 "숨이 안쉬어진다"라고 계모인 A씨에게 호소했다. 그러자 A씨는 가방 위에 올라가 수 차례 뛰면서 학대를 멈추지 않았다.
여기에 B군이 호흡을 제대로 할 수 없도록 학대한 정황도 드러났다. A씨는 B군이 더욱 고통스러워 하도록 가방 안으로 뜨거운 헤어드라이어 바람을 넣기도 했다. B군이 숨을 쉬기 위해 가방 지퍼를 살짝 열고 손가락을 내밀자 A씨는 다시 지퍼를 닫고 테이프까지 붙였다고.
검찰도 A씨의 학대는 너무나도 충격적이었던 모양이다. 검찰은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인정된다"라면서 "1심의 22년형은 너무나도 가볍다. 중한 형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반면 A씨는 계속해서 선처를 호소하고 있다. 그렇게 학대를 한 뒤 B군이 숨을 쉬지 않았다는 이야기에 대해 A씨는 "장난치는 줄 알았다"라고 말했고 곧바로 119에 신고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도 "B군을 가방에서 꺼내 안고 흔들었는데 손이 축 처져 기절한 줄 알았다"라고 말했다.
A씨의 변호인은 "피고인의 죄가 크고 무거운 것을 알고 있지만 죽일 의도는 없었다. 염치불구하고 선처해 주시길 바란다"라고 말했고 A씨는 "평생 속죄하며 고통받으며 살겠다"라고 마지막 진술을 했다. 선고 공판은 내년 1월 29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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