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만의 업종별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지침을 마련 중인 오세훈 서울시장의 행보와 관련해 정부가 '코로나19 확산 차단 원칙' 기준에 맞는 여부를 우선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앞서 유흥시설의 경우 업종 특성을 반영해 운영 시간 다양화에 대한 관련 업계 의견을 취합했다. 정부는 우선 12일부터 3주간 시행하는 유흥시설의 집합금지에 대한 당위성을 설명해, 사실상 원칙 고수 입장을 제시하며 각을 세웠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청장)은 "아직 서울시로부터 (방역지침) 변경안에 대해 협의 요청이 없다"면서도 "거리두기를 하는 이유는 사람간 접촉을 최대한 줄여 코로나19가 확산되는 것을 막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본부장은 "따라서 (서울시의 지침이) 거리두기 원칙에 맞는 수칙들로 마련됐는지를 볼 필요가 있다"며 "구체적 제안을 받으면 전체 시설별, 업종별 지침에 따라 중수본과 검토하고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의 이른바 서울형 거리두기 초안은 유흥시설 업소의 영업이 제한적으로 가능하도록 하고 있어, 일단 12월부터 집합금지를 조치하는 정부의 행보와 엇박자를 보인다.
서울시는 전날 한국유흥음식업중앙회·한국단란주점업중앙회 등에 '유흥시설·식당 등 형태별 분류 및 맞춤형 방역수칙 의견제출 요청' 공문을 발송하고 의견을 취합했다.
공문에 따르면 유흥시설은 △유흥·단란·감성주점 및 헌팅포차 △콜라텍 △홀덤펍 등 3개로 재분류하고 음식점은 △일반식당 및 카페 △주점 등으로 세분화한다.
영업 가능 시간도 업종별 특성을 반영해 유흥·단란·감성주점 및 헌팅포차는 오후 5시~12시로, 홀덤펌과 주점은 오후 4~11시로, 콜라텍과 일반식당 및 카페는 기존처럼 오후 10시까지로 다양화했다.
이는 오세훈 시장의 주문에 따른 것이다. 오 시장은 앞서 9일 시 간부들과의 회의에서 지역, 업종별 특성을 고려하지 않는 정부의 일률적인 방역 대책을 비판했다.
하지만 정부는 유흥시설의 경우 최근 국내 코로나19 유행 확산의 핵심시설로, 일부는 불법 영업도 확인되고 있어 이번 집합금지 조치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정은경 본부장은 "부산이나 서울 강남구 사례를 보면 유흥시설에선 마스크 착용이 어렵고, 지하의 밀폐 공간서 장시간 있는 특성이 있다"며 "불법 영업 부분들도 분명히 확인됐기 때문에 (집합금지) 조치를 불가피하게 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정 본부장은 "해당 시설들이 정상 운영을 하려면 사업주나 이용자가 정확히 방역수칙을 지켜줘야 하고, 이 시설들을 통한 추가 전파가 최소화돼야 우리가 소중한 일상을 유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 본부장은 이어 "그렇지 못할 경우 제재나 현장단속 강화 등 인위적 조치들이 시행될 수밖에 없다"며 "시설 책임자나 이용자가 기본 방역수칙을 잘 지키는 것이 전제가 돼야 한다"고 거듭 당부했다.
[사진]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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