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동안 당한 피해의 끝은 비극이었다.
최근 연합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10여년 동안 친아버지에게 성폭행을 당해왔던 21세 A씨가 임시 거처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로 인해서 친아버지의 법적 처벌 여부가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사건은 약 1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A씨는 초등학교 저학년이던 시절부터 친부인 B씨에게 지속적으로 성폭행과 성추행을 당해왔다. A씨는 B씨가 유일한 가족이라는 이유로 범죄 사실을 쉽게 경찰에 신고하지 못했다. 그러던 와중 남자친구를 만났고 그에게 어느 날 이런 사실을 털어놓았다.
그러자 남자친구는 끊임없이 A씨를 설득했다. B씨를 경찰에 신고하라는 것. 결국 A씨도 마음을 먹고 지난달 5일 새벽 서울 성동경찰서에 찾아가 B씨가 저지른 일들을 털어놓았다. 경찰은 A씨가 추가적인 범죄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임시로 거처를 마련해 그를 옮겼다.
하지만 사흘 뒤 비극이 벌어졌다. 경찰의 임시 거처에서 생활하던 A씨는 정신적인 고통을 호소하다가 결국 8일 아침 숨진 채 발견됐다. 문제는 A씨가 숨지는 바람에 B씨를 처벌하는 것이 어려워졌다. A씨가 진술조서도 작성하지 못했고 이후에도 스스로 피해를 진술할 수 없는 상황이 된 것.
그러자 B씨는 적반하장으로 나왔다. 경찰에 출석한 B씨는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다. 이대로라면 B씨는 죄를 저지르고도 풀려날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경찰은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보강수사를 이어갔다. 검찰에 송치한 이후에도 수사를 계속한 경찰은 A씨의 SNS에서 단서를 찾아냈다.
A씨의 SNS에는 2019년 경 '아빠가 죄책감 느끼는 게 싫어 아무 말도 못했다'라거나 '하나 밖에 없는 아빠가 아빠가 아니었다고 생각하니 모든 것을 잃은 기분이다'라는 글이 남겨져 있었다. 여기에 더불어 경찰은 어린 시절부터 A씨에게 성폭행이 있었다는 결정적인 증거 또한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을 넘겨받은 서울동부지검은 B씨를 친족관계에 의한 준강간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검찰은 친족 간 성범죄 특성 상 A씨가 보호자인 B씨에게 모순된 감정을 느꼈고 성적 자기방어를 전혀 할 수 없는 심리상태였다는 점을 고려해 혐의를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B씨는 계속해서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상황. B씨는 이 혐의 외에 다른 범죄 전력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B씨의 첫 재판이 다음 달 서울동부지법에서 열릴 예정인 가운데 검찰은 B씨의 혐의 부인 진술을 반박할 증거들을 구체적으로 제시할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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