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김정일의 맏손자인 김한솔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북한 최고지도자였던 김정일의 맏손자 김한솔이 사라졌다. 그는 북한 김정은의 형인 김정남의 첫째 아들이다. 김정남은 지난 2017년 2월 말레이시아 공항에서 화학무기인 신경작용제 공격을 받고 숨졌다. 이는 북한 김정은 정권의 소행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그 아들인 김한솔의 행방까지 묘연하다.
반북단체 자유조선의 회원으로 김한솔 구출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크리스토퍼 안은 지난 26일 국민일보와 인터뷰를 통해 현재 상황을 전했다. 그는 지난 2019년 자유조선이 스페인 주재 북한 대사관에 침투한 사건으로 인해 미국 사법 당국에 체포됐고 재판을 받고 있는 상황.
그의 이야기는 김정남이 공격을 받은 다음 날 시작된다. 자유조선의 핵심 멤버인 에이드리언 홍 창은 크리스토퍼 안에게 대만 타이페이 공항으로 가 김한솔을 도우라고 지시했다. 김정남이 공격을 받자 당시 마카오에 살던 김한솔이 신변의 위협을 느끼고 에이드리언 홍 창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
그래서 크리스토퍼 안은 다음날 새벽 타이페이에 도착해 김한솔의 가족과 암호를 주고 받으며 신원을 확인했다. 크리스토퍼 안은 "김한솔은 나를 알아보고 암호 대로 '스티브'라고 불렀다"라면서 "당시 김한솔과 그의 어머니, 그리고 10대 후반의 여동생까지 세 명이 있었다"라고 회상했다.
당시 김한솔은 신변이 매우 불안정한 상황이었다. 갑작스러운 위협으로 인해 도피 계획도 전혀 없는 상황. 심지어 그는 "북한이 당신을 죽이려고 한다"라는 전화까지 받았다고. 크리스토퍼 안은 자유조선으로부터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으로 가는 비행기 표를 끊으라는 지시를 받았고 자신의 카드로 비행기 티켓을 구매했다. 김한솔의 카드로 구매할 경우 신변이 노출되기 때문.
하지만 이들은 공항에서 탑승을 제지당했다. 그런데 그 때 자신들이 CIA 요원이라고 신분을 밝힌 두 사람이 등장했다. 그들은 김한솔에게 어디로 가고 싶은지 물으며 "우리는 당신 가족의 안전이 제일 중요하다"라는 내용의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다음 날 항공사 직원의 협조 하에 김한솔 가족은 비행기에 탑승했다.
문제는 이 때 크리스토퍼 안이 함께 비행기를 타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들이 탑승한 비행기에는 CIA 요원들이 동승했다. 그리고 암스테르담 공항에서는 자유조선 회원들과 인권변호사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김한솔 가족은 공항 입국 게이트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어딘가 사라진 것.
당시 에이드리언 홍 창은 해외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김한솔을 잃은 것은 실책"이라고 자책했다. 그렇게 김한솔은 사라지고 말았다. 크리스토퍼 안은 "김한솔은 북한의 독재자였던 김정일의 손자였다"라면서도 "하지만 내 눈에는 그가 그저 가족의 미래를 홀로 책임져야 하는 젊은 친구로 보였다"라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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