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명이 "죄를 저질렀다"라고 자수했다. 무슨 일일까?
북한 학생 1만 명이 북한 당국에 자수 또는 자진신고를 한 것으로 알려져 놀라움을 안겨주고 있다. 최근 국민일보는 북한 현지 사정에 밝은 대북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지난해 말 한 도시에서 1만 명에 가까운 학생들이 불법 녹화물을 시청한 사실을 당국에 자수했다"라고 전했다.
이러한 사실은 이 사례를 담은 지시문이 각 시와 도 노동당위원회에 하달되면서 전국적으로 퍼지게 됐다. 이들이 불법 녹화물을 시청하기 위해 사용한 불법녹화기(DVD플레이어)만 5천대에 달한다고. 그런데 황당한 것은 이들이 자수해야 할 정도로 몰래 봤던 그 불법 녹화물은 바로 한국 영상물이었다.
북한은 한국의 영상물을 시청하지 못하게 다양한 방법으로 막고 있다. 북한은 전 세계가 사용하는 SNS 등 외부와의 소통 창구를 거의 닫고 있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하지만 한국과 대치 중인 상황인 만큼 한국 드라마 등을 보는 것에는 더욱 엄격하게 제재를 가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12월에는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이라는 것을 제정했다. 이 법에 따르면 남한 영상물을 유포하는 사람을 사형에 처할 수 있고 이를 시청하는 사람은 징역 15년형에 처하게 된다. 더욱 놀라운 것은 서울말로 대표되는 남한의 말투를 쓸 경우에도 징역 2년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다만 북한 당국은 유화책도 함께 펼치고 있다. 북한은 적발할 경우 강하게 처벌하지만 자수하면 용서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그래서 학생 1만 명 가량이 자수한 것으로 보인다. 이미 북한 사회 내부에는 한국 드라마를 포함한 한류가 넓게 퍼져있기 때문에 처벌 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본 것.
북한에서 한류를 뿌리 뽑기 위한 전쟁은 계속되고 있다. 특히 '109연합소조'라는 곳은 한국 드라마를 보는 사람들을 중점적으로 단속하는 조직이다. 이들은 지난 2015년 남포시에서 대대적인 단속을 벌여 수천건의 한국 드라마 시청 사례를 적발할 때 중심으로 활동한 단체다.
특히 경제난이 계속되면서 북한은 사상통제를 더욱 강화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젊은 세대가 외부 세상을 동경하면서 이를 한류로 해소하는 상황. 결과적으로 한국 드라마가 당에 대한 충성심을 저하시키고 외부 문물을 동경하면서 이는 정권에 위협이 된다는 판단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 또한 "청년 교양문제를 당과 혁명, 조국과 인민의 사활이 걸린 문제, 더는 수수방관할 수 없는 문제로 받아들이고 품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이후 북한 당국은 청년 세대의 옷차림과 언행까지 통제에 나서고 있다. 조만간 북한은 더 강한 사상 통제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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