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 플랫폼 기업 야놀자가 특정 키워드를 검색하면 검색 결과 최상단에 해당 숙박업소를 노출해주는 '야놀자 검색 광고' 유료 서비스를 시행한다. 이를 두고 숙박업계가 광고비를 내지 않으면 노출시키지 않겠다는 의도라며 반발하고 있다.
7일 숙박업계에 따르면 야놀자는 24일부터 일부 지역과 업소를 대상으로 '야놀자 검색 광고' 서비스를 시작한다. 이후 약 6주간 시범 운영을 거쳐 전 지역의 업체로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 서비스는 특정 지명이나 지역, 역이름 등의 키워드 사용료를 업소가 지불하면 해당 업소를 검색 결과 최상단에 노출시키는 일종의 광고다.
예를 들어 'OO역' 'OO지역' 'OO지역 모텔' 등을 키워드로 지정해 사용료를 지불하면 야놀자 애플리케이션(앱) 이용자가 해당 키워드 검색시 상단에 노출해주는 식이다.
야놀자 측은 지난달 해당 서비스를 입점 업주들에게 공지했으며 키워드 구입을 위한 시스템도 조만간 구축할 것으로 전해졌다. 또 월 단위가 아닌 주 단위 광고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숙박업소 업주들이 반발하고 있다. 숙박 앱 중 최초로 시행하는 이번 서비스를 따라 다른 앱이 유사 서비스를 출시하면 부담이 더욱 커진다고 토로한다.
서울에서 모텔을 운영하는 A씨는 "처음엔 싸게 광고받다가도 가입자가 늘면 광고 가입자와 비가입자 사이에 메울 수 없는 간극이 생길 게 뻔하다"며 "야놀자를 시작으로 다른 앱이 비슷한 서비스를 출시할까 걱정"이라고 했다.
경기 수원에서 모텔을 운영하는 B씨는 "기본 입점비 명목으로 광고비와 예약 건당 수수료, 거기에다 키워드까지 광고로 나가는 비용이 늘어 이중삼중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며 "근처 경쟁업소가 가입하면 우리도 따라 가입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해 11월 중순부터 12월 말까지 숙박 앱 활용 중소 숙박업체 500개사를 대상으로 '숙박 앱 활용업체 애로실태'를 조사한 결과 94.8%가 수수료와 광고비가 과도해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상품 노출 순서와 관련해서는 92.4%가 '불합리'하다고 응답했다. 앱 가입 후 매출액이 '증가했다'는 업체는 66.6%였지만 '영업이익은 변화 없다'(78.0%)는 응답이 더 많았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숙박앱, 앱장터 실태조사 결과'에서도 숙박앱 입점 사업자들이 광고비를 지출하는 주요 이유 중 하나가 '노출 순위에서 밀려나기 때문(42.6%)'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라고 응답한 사업자도 28.4%였다.
숙박업 커뮤니티 등에서는 "근처 가게가 반응이 좋으면 결국 (광고를) 하게 될 것. 하나둘씩 늘어날 것 같다" "서비스 출시되더라도 하시는 분들은 없길 바란다" 등 부정적인 반응이 많았다.
야놀자 관계자는 "국내외 대다수 플랫폼이 활용하는 광고기법 중 하나이며 제휴 점주와 고객의 선택권을 넓혀 상호 윈윈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키워드 광고로 점주는 고객을 더 많이 유치하고 고객은 꼭 맞는 숙소를 찾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또 "월 단위, 주 단위 등 소액으로도 광고할 수 있는 데다 '광고비 대비 노출 효과'도 확인할 수 있어 투명하고 합리적"이라고 주장했다.
[사진] 야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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