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김어준씨의 5인이상 집합금지 위반 논란을 놓고 질병청이 한 달 전에 '서울시가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는 질병청의 공식 답변을 받지 못했다는 입장이어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13일 질병청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달 13일 서울시에 '서울시와 자치구가 모두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는 입장을 전한 상태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 3월25일 질병청에 이미 마포구가 과태료 미부과를 결정한 상황에서 직권으로 서울시가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는지에 대해 문의했다.
서울시는 질병청의 답변이 과태료 미부과를 직권 취소할 수 있는지에 대한 충분한 근거가 되지 못한다는 입장이다. 서울시는 마포구의 과태료 미부과를 직권 취소할 권한이 있는지에 집중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질의 핵심은 이미 마포구가 과태료 미부과를 결정한 상황에서 이를 서울시가 직권으로 취소할 수 있는지"라며 "질병청은 지방자치법의 영역이라 해석할 수 없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질병청은 서울시가 김씨의 5인이상 모임이 과태료 부과 대상이 맞는지만 판단하면 될 문제라고 봤다. 행정안전부와 법무부도 서울시 질의에 '서울시가 판단할 사안'이라는 의견을 전했다.
질병청 관계자는 "과태료를 이미 부과한 상황에서 또 부과하는 일은 있을 수 없지만 과태료를 미부과한 경우 서울시도 과태료 부과 권한이 있다"고 반박했다.
과태료 부과 권한이 있는데도 마포구의 판단을 번복하기 부담스러운 서울시가 원하는 답변을 받지 못해 책임을 떠넘긴다는 것이다. 질병청 관계자는 "서울시가 마포구의 현장 조사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등을 파악한 뒤 이견을 조율하면 되는 문제"라고 설명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 2월2일 마포구의 질의서에 '김씨의 5인이상 모임이 과태료 부과 대상이 맞다'는 회신을 보낸 바 있다.
질병청이 지난달 13일에 과태료 부과가 가능하다는 의견을 전했지만 서울시는 한달 동안 공식적인 답변을 받지 못했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지난달 27일 박유미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과태료 부과를) 서울시 자체에서 처분할 수 있는지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며 "조만간 질병청에서 이 부분에 대한 답변을 준다는 의견을 어제 받은 상황"이라고 했다.
이를 놓고도 질병청은 반발하고 있다. 당시 이미 유선으로 의견을 전달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질병청 관계자는 "서울시에 유선으로 의견을 전달한 뒤 회신을 안 받겠다고 해서 보내지 않았다"며 "지금이라도 원한다면 당장 공문을 보낼 수 있다"고 했다.
중대한 사안이 아닌데도 논란을 의식해 지나치게 시간을 끈다는 비판도 나온다. 김씨는 지난 1월19일 마포구 한 커피전문점에서 '7인 모임'을 한 것으로 알려져 방역수칙 위반 논란이 일었다. 사건 발생 4개월이 지나도록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사진] TBS 제공, 김어준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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