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내놓으라는 수준이다.
최근 베트남에서는 코로나19 감염 확산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지난달 27일부터 4차 지역감염이 시작되면서 누적 확진자가 4천명을 넘어선 상황. 특히 수도 하노이에서는 약 400명에 가까운 확진자가 발생해 걱정을 끼치고 있다. 얼마 전까지 베트남의 코로나19 상황은 잘 관리되고 있었지만 감염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
이는 한국 기업에도 어려운 상황이 되고 있다. 베트남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우리나라 기업이 진출한 상황. 일부 베트남 지방정부들이 6월부터 이동 제한 조치를 내리기도 했다. 따라서 국내 기업들은 코로나19로 인해 일부 생산 라인의 조업 일정을 조정하거나 아예 생산을 중단하는 등 피해를 입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나라 기업이 또다른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 이번에는 베트남 정부가 문제다. 여러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베트남 정부는 코로나19 백신을 구매하기 위해 현지에 자리한 우리나라 기업들에게 구매하는 비용을 달라고 손을 벌리고 있는 형국이다.
현재 베트남 중앙정부는 민간기업들로부터 지원을 받아서 백신 구매 펀드를 마련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해당 발표에 따르면 베트남 정부는 총 1억 5천만회분의 백신을 구매하기 위해 약 11억달러, 우리 돈으로 1조 2,400억원에 달하는 재원을 마련하겠다고.
이 펀드를 위해서 우리나라 기업에도 베트남 정부가 손을 벌리고 있는 셈. 그런데 베트남 정부는 더욱 노골적으로 돈을 요구하고 있다. 현지 업계에 따르면 베트남 정부는 한국 기업에 전화 등으로 백신 펀드에 참여해달라고 요청을 했다. 이와 함께 계좌번호까지 공지했다. 대놓고 돈 달라는 뜻.
사실 베트남 현지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베트남 정부는 현지 공기업과 민간기업의 도움으로 이미 상당 규모의 재원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여기에 외국계 기업이 공식적으로 펀드 조성에 참여하지는 않았다. 따라서 베트남 정부가 일종의 압박을 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만일 돈을 내더라도 한국기업에 일하는 노동자들이 백신을 맞는다는 보장도 없다. 하지만 베트남에서 사업을 하는 만큼 어떤 불이익을 당할지 몰라 돈을 내야 하는 상황이다. 심지어 우리나라 공공기관 중 베트남과 교류하는 곳도 백신 구매 펀드에 참여하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얼마 전 베트남 정부는 국내 기업에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출퇴근이 어려운 직원의 숙소까지 확보하라고 요청한 상황이다. 따라서 가뜩이나 생산 및 매출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국 기업들의 입장에서는 베트남의 이 같은 요구가 이중고로 다가올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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