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중 갑작스럽게 쓰러진 덴마크 축구대표팀의 미드필더 크리스티안 에릭센(인터밀란)을 향해 전 세계 팬들이 쾌유를 기원하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에릭센은 13일(한국시간) 덴마크 코펜하겐의 파르켄에서 열린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0 B조 핀란드와의 경기 전반 42분, 왼쪽 터치라인 부근에서 쓰러졌다. 물리적인 충돌이 없는 상황서 혼자 정신을 잃고 고꾸라져 충격을 안겼다.
팀 동료들이 급하게 달려왔고 곧바로 의료진도 응급조치에 나섰다. 10분 가량 심폐소생술이 진행됐다. 동료들은 어두운 표정으로 그의 주변을 감쌌고, 일부 선수는 눈물을 흘렸다. 다행히 에릭센은 의식을 회복했고, 병원으로 후송된 뒤 안정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
유럽축구연맹과 덴마크축구협회는 "에릭센이 병원으로 옮겨진 뒤 의식을 찾고 회복 중"이라고 전했다. 90분 이상 중단됐던 경기는 재개됐고, 결국 핀란드의 1-0 승리로 끝이 났다.
벨기에 공격수 로멜로 루카쿠(인터밀란)는 이날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유로 2020 B조 1차전 러시아와의 경기에서 전반 10분 골을 터트린 뒤 에릭센을 향한 쾌유 세리머니를 펼쳤다. 에릭센이 쓰러졌다는 소식을 접한 루카쿠는 중계카메라를 향해 "크리스, 크리스, 사랑한다"고 외쳤다.
에릭센은 2015년부터 토트넘 홋스퍼에서 손흥민과 함께 뛰어 국내 팬들에게도 익숙한 선수다. 에릭센은 지난해 1월 인터밀란으로 이적해 2020-21시즌 세리에A 우승을 견인했다. 에릭센의 전 소속팀 토트넘 등도 일제히 그가 건강을 되찾길 기원하며 쾌유의 메시지를 보냈다.
포르투갈 대표팀 주장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유벤투스)는 자신의 SNS를 통해 에릭센과 함께 뛰었던 사진을 게재한 뒤 "에릭센과 그의 가족들을 위해 기도한다. 전 세계 축구 팬들이 한 마음으로 좋은 소식을 기다리고 있다. 당신이 다시 피치 위로 돌아올 것이라 믿는다. 건강하길 기원한다"고 전했다.
에릭센의 SNS에는 그가 건강하게 그라운드로 돌아오길 기원한다는 팬들의 메시지가 10만개 이상 달렸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영국의 심장 전문의사가 경기 도중 그라운드 위에서 쓰러진 크리스티안 에릭센(덴마크)이 다시 축구선수로 돌아오기란 힘들 것이라는 소견을 밝혔다.
영국 세인트조지스 대학 스포츠심장학 교수인 산자이 샤르마 의사는 "에릭센의 심장에 큰 문제가 생긴 게 분명하다. 비록 몇 분 동안이었지만 오늘 에릭센은 죽었던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다시 그라운드로 돌아오기란 힘들다"고 진단했다.
이어 "에릭센이 다시 축구선수로 돌아올지 여부에 대해서는 굉장히 엄격한 잣대를 대야 한다"며, "만약 (내게 권한이 있는) 영국 축구협회 소속 선수였다면 선수 복귀 반대를 강하게 주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과거 볼튼 원더러스의 파트리스 무암바의 심장 치료를 전담했던 또 다른 심장전문의 샘 모딘 박사도 에릭센의 상황이 좋지 않다고 판단했다.
모딘 박사는 영국 매체 BBC스포츠와 가진 인터뷰에서 "(에릭센이) 심폐소생술 덕분에 정상적 심장 박동을 회복한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 안심하기엔 이르다. 선수로 뛰는 건 생각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경고했다.
[사진] 중계방송 캡처, 온라인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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