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처구니 없는 실수가 한 생명을 떠나가게 했다.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부산광역시교육청 불성실한 대응과 공무원채용 과정 속 부실한 면접과정에 대한 의혹을 제보합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이는 얼마 전 세상을 떠난 고등학교 3학년 A군에 대한 이야기였다. A군의 사촌누나로 추정되는 글쓴이는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알고 싶다"라고 썼다.
사건은 지난달로 거슬러 올라간다. 특성화고 학생이었던 A군은 지방공무원 임용시험에 응시했다. 부산광역시교육청은 특성화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건축직 9급 공무원을 선발한다. A군의 과정은 순탄했다. 그는 필기 시험에 합격한 이후 면접까지 응시했고 결국 지난 26일 최종 합격 사실까지 확인했다.
여기까지만 보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하지만 불과 한 시간 만에 더욱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A군은 가족, 친구들과 함께 합격 사실을 기뻐했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갑자기 합격을 통보했던 화면이 한 시간도 되지 않아 불합격으로 바뀐 것.
부산광역시교육청은 필기시험을 통해 총 5명을 선발했고 면접을 통해 3명을 최종 합격시킨 상황. 그런데 A군을 갑자기 최종 명단에서 제외했다. A군은 답답한 마음에 교육청에 문의했지만 "행정적인 실수"라는 답변이 돌아올 뿐이었다.
알고보니 이 시험은 면접이 상당히 중요했다. 필기점수가 낮아도 면접을 잘 보면 합격하는 시스템이라는 것. 이번 시험에서는 필기시험에서 3등을 기록한 A군 대신 필기시험에서 5등을 기록한 같은 반 친구 B군이 합격했다. 이 순위를 뒤집은 것이 바로 면접이라는 이야기.
결국 A군은 이런 결과를 받아들이기 힘들어 하면서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말았다. 유족 측은 "A군이 합격에서 불합격으로 결과가 갑작스럽게 바뀌었고 모호한 면접 성적 처리에 많이 답답해했다"라고 전했다. 특히 임용 담당자가 "다음 시험은 잘 쳐라"는 말을 해 오히려 A군을 더욱 힘들게 했다.
유족 측은 청와대 국민청원에 이 글을 올리면서 동시에 부산광역시교육청을 상대로 고소도 진행할 계획이다. 일단 교육청 측은 "안타까운 일이 생긴 것에 대해 매우 유감"이라는 입장을 밝히면서 이번 사건에 관련한 특별감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부산광역시교육청 김석준 교육감은 불합격자에게도 합격을 축하한다는 문구가 뜨게 된 경위를 파악함과 동시에 특별 감사를 지시하면서 "귀한 자녀를 잃은 부모님과 유족들에게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라며 "철저한 원인 규명과 관련자 엄중문책은 물론 제도개선책을 도출하겠다"라고 다짐했다. 하지만 A군은 이미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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