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선진국이 아닌 것 같다.
최근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물량 확보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선진국들이 잇따라 백신 추가 구매에 나서고 있다. 아직까지도 넉넉한 백신 물량을 확보하지 못한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더욱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백신도 돈이 많은 국가나 선진국에 먼저 돌아간다는 비판 또한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추가 구매는 유럽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얼마 전 유럽연합은 2년 동안 백신 9억회 분을 확보하면서 한 가지 조건을 추가했다. 같은 양을 추가로 구매할 수 있다는 옵션을 삽입한 것이다. 만일 유럽연합이 이 조건을 발동한다면 구매 물량은 18억회 분으로 늘어난다.
그러자 영국 정부도 나섰다. 영국 정부는 화이자가 만든 코로나19 백신 3천 5백만회 분을 추가로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격은 약 1조 6천억원에 달한다. 화이자는 기존에 비해 백신 가격을 20% 올렸지만 영국 정부는 이를 감수하고 추가 분량 구매를 선택했다.
이는 최근 코로나19 상황에 따른 불안감이 반영된 것이었다. 전 세계는 지금 코로나19의 델타 변이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다. 계속해서 돌파 감염 사례가 나오자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것. 이에 대한 해결 방안으로는 부스터 샷이 제기되고 있다. 두 차례 접종 이후 한 차례 백신을 더 맞는 것.
그러자 선진국을 중심으로 부스터 샷을 위한 물량 구매가 이어지고 있다. 유럽연합과 영국 또한 이번에 백신을 구매하는 이유는 부스터 샷 때문이다. 영국은 화이자 백신을 구매한 이후 9월부터 부스터 샷을 접종할 예정이라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유럽연합도 옵션을 발동할 경우 부스터 샷을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있다.
특히 영국의 경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탄생한 곳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이자 백신을 구매한 이유는 교차 접종 때문이다. 최근 연구 발표에 의하면 아스트라제네카만 두 차례 접종하는 것보다 아스트라제네카와 화이자를 한 차례씩 접종하는 것이 더욱 효과가 좋다고. 영국 정부는 이를 위해 아스트라제네카 추가 구매 대신 화이자 구매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움직임은 우리나라와 더욱 비교가 될 수 밖에 없다. 최근 우리나라는 코로나19 백신 물량 수급에 차질을 빚고 있다. 모더나 백신이 원활히 들어오지 않아 접종 간격이 조정되는 등 혼선을 빚고 있다. 따라서 일부 네티즌들은 부스터 샷까지 고려하는 선진국을 바라보며 "우리는 선진국이 아닌 모양"이라고 자조할 정도다.
반면 세계보건기구(WHO) 측은 이를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 선진국들이 3차 접종에 들어갈 경우 개발도상국이나 최빈국들에 돌아갈 백신이 없다는 것. WHO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백신 공급 불균형 해소를 위해 부스터 샷 접종을 9월 말까지 미뤄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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