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고보니 황당할 따름이다.
국내에서도 유명한 '김미영 팀장'이 붙잡혔다. 경찰청에 따르면 현지시간으로 지난 4일 1세대 전화 금융사기, 즉 보이스피싱의 총책 A씨가 붙잡혔다. 그는 금융감독원에 다니는 김미영 팀장이라고 사칭해 국민들에게 수백억원을 뜯어낸 범인이다. 피해자들 또한 많다.
우리나라에서 '김미영 팀장'은 보이스피싱의 대명사로 알려져 있다. 자신을 김미영 팀장이라고 소개하는 문자메시지를 한 다음에 돈을 뜯어냈다. 문자메시지를 불특정 다수에게 뿌린 다음 자동응답전화를 통해 대출 상담을 하는 척 하며 개인정보를 빼내는 수법이었다.
한국 경찰은 이 김미영 팀장에 대한 수사를 계속해서 진행해왔다. 지난 2014년에는 김미영 팀장으로 불리는 조직의 일부 멤버들을 붙잡는데 성공했다. 이들은 '총책-중앙센터장-콜센터 팀장' 등으로 역할을 나누고 범행을 저질러왔다. 하지만 이 때 핵심 인물인 1대 총책 A씨는 붙잡히지 않았다.
특히 이 A씨의 행방은 경찰에 무엇보다 중요했다. 붙잡힌 보이스피싱 조직원들이 모든 범행의 배후로 A씨를 지목했기 때문. 경찰은 해외로 도피한 A씨를 붙잡기 위해 국제공조수사를 요청하면서 계속 검거를 노렸다. 경찰청은 인터폴국제공조과를 주축으로 A씨 수사를 진행했다.
조금씩 A씨의 윤곽은 드러나기 시작했다. 서울경찰청은 국정원과 손잡고 A씨에 관한 첩보를 집중적으로 수집하기도 했다. 경찰청은 필리핀 코리안데스크, 현지 수사기관과 공조에 들어갔다.
필리핀의 코리안데스크는 필리핀 경찰청 등이 한국인 관련 사건을 전담하는 수사기관이다. 최근 1조 3천억원대의 사이버도박 운영조직 총책과 국내 최대 성매매 알선사이트인 '밤의 전쟁' 운영자를 연달아 검거한 곳이 코리안데스크다. 경찰청은 2012년부터 국외도피사범 검거와 송환을 위해 이곳에 인력을 파견하고 있다.
이 코리안데스크는 A씨가 마닐라에서 남동쪽으로 약 400km 떨어진 곳에 거주한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결국 A씨는 필리핀에서 붙잡히고 말았다. 알고보니 A씨는 전직 경찰관이었다. 그는 경찰에서 근무하다가 부적절한 행위가 발견돼 지난 2008년 해임됐다. 이후 범죄에 가담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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