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도대체 무슨 소리일까. 이해가 되질 않는다.
우리나라는 한글에 대한 자부심이 크다. 당연하다. 세계에서 손꼽히는 과학적인 문자로 많은 전문가들에게 높은 평가를 받는다. 조선시대 세종대왕이 창제한 훈민정음은 우리나라와 한민족의 정신과 역사를 이어오는 중요한 상징이다. 그런데 이 훈민정음에 대해 엉뚱한 주장을 무려 국어 교재에 넣어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한글날을 전후해 한 네티즌인 A씨가 올린 글이 많은 관심을 받았다. A씨는 한국에서 정규 교육을 받은 적이 없어 해외에서 스스로 공부를 하고 있다고. 그는 한 출판사의 교재로 공부를 하다가 훈민정음에 관한 것이 이상하다면서 제보를 했다.
한 교육서적 업체인 S출판사는 대학 학위 검정고시생을 위한 '교양과정 국어' 교재에 논란의 내용을 넣었다. 이 출판사는 '훈민정음과 한자의 관계'라는 대목에서 훈민정음이 한자의 발음기호라거나 훈민정음은 한국어를 표기하는 것과 아무 상관이 없다는 내용을 삽입한 것.
이 대목에서 S출판사는 '훈민정음은 중국어(문자)를 통일하기 위해 만들었는데, 한국어를 표기하는 것과 아무런 상관이 없다'라고 적었고 이어 '문자(한자)의 발음을 쉽게 표기함으로써, 자음을 정립하여 중국어를 통일하는 것이 훈민정음의 목적이다'라고 기술했다.
뿐만 아니라 S출판사의 교재를 살펴보면 "훈민정음은 중국에 반포했다"라고 주장하면서 부가 내용으로 "이두를 대체하여 사용하는 것, 한문서적을 언해하는 것, 한자의 발음을 표기하는 것(훈민정음) 등의 세 가지 정책은 모두 중국에서 시행했다"라고 말하고 있다.
이 내용은 황당할 정도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훈민정음에 대해서 배울 때 '나라의 말이 중국과 다르니'라는 내용을 배우게 된다. 세종대왕은 훈민정음을 만들면서 창제의 이유에 대해 '중국과 말과 글이 다르니 우리 만의 문자가 필요했다'라고 정확히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출판사의 내용은 전혀 달랐다.
제보한 A씨도 "훈민정음 설명이 이게 맞는 건지 궁금하다"라면서 "공부방에 올렸었는데 다들 이상하다고 하더라. 훈민정음은 중국에 반포했다? 이 교재를 보면서 내가 평소에 알던 상식과 너무 달라서 당황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해당 내용을 역사 왜곡으로 국민신문고에 신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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