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안84가 콘크리트 바닥에서 살던 시절부터 최고급 아파트에 거주하기까지 자신의 부동산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지난 18일 기안84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 '인생84'에 '기안84 부동산 연대기'라는 제목의 영상을 업로드(올려주기)했다.
이날 기안84는 "오늘은 부동산 연대기다. 지금까지 제가 살아왔던 집들을 잘 좀 버무려서 얘기해보고자 준비를 했다"라고 설명했다.
먼저 기안84는 "어렸을 때는 여주에 살았다. 그때는 사실 기억이 없다. 아파트라는 데를 7살에 들어갔다. 이 집이 17살까지 살면서 자아를 만들어준 곳"라며 "28평에 방이 세개였다. 엄마, 아빠, 나, 할머니 이렇게 살았는데 집에 피아노가 있었다. 당시에는 피부도 좀 하얀편이었다. 이 사진을 보면 신승훈 노래를 피아노로 쳤던 것 같다. 생일날도 따뜻한 가정에서 따뜻한 밥 먹고,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란 것 같다. 생각해보니 감사드린다"라고 유년 시절을 떠올렸다.
이어 그는 "저때는 치킨도 고급 음식이었는데 그런 것도 잘 먹고 윤택한 삶을 누리면서 살다가 IMF 외환위기가 터지고 집안이 휘청이면서 이사를 갔다"며 "2000년도 즈음에 계획형 아파트들이 생기더라"라고 전했다.
기안84는 "그렇게 이사를 갔고 '패션왕' 우기명이 사는 집이 다 당시를 떠올리며 그린 거다. 월세로 갔었다. 24평이었다. 남의 집이라는 게 불안하더라. 계약기간이 다가오니까 집을 보러 온다더라. 문을 두드리고 남들이 우리집에 들어오는데 기분이 약간 좀 그랬다. 어린 마음에 '아 맞다 이거 우리집 아니지?' 하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이후 대학생이 되고 자취를 했다. 자취한다고 간 데가 너무 좋았다. 이곳도 '패션왕'의 배경이 됐다. 만화에 쓴 배경들이 고등학교, 대학교 때 살던 그 동네들"이라고 설명했다.
또 "살면서 처음 한 자취지 않나. 여기 살 때 기억들이 너무 좋으니까 3년 전에 한번 더 저 집 바로 또 살았었다"라고 말해 담당PD를 놀라게 했다.
기안84는 "바로 옆집이었다. 헝그리 정신을 찾아야겠다 싶었다. 이렇게 윤택한 삶에서는 좋은 만화가 나올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굳이 저 원룸에 다시 기어들어갔다. 하지만 나이를 먹고 큰 집 살다가 좁은 곳으로 다시 들어가니 초심을 찾는 게 아니고 그냥 몸만 골병 들더라"라고 털어놨다.
"스무살 때는 너무 좋았지만 대학교를 안 갔다"는 기안84는 "친구랑 일을 했다. 적응을 못했기 때문이다. 등록금 400만원을 내고 학교를 안 나가면서 막노동을 했다. 제정신이 아니었던 것 같다. 휴학한 게 아니었다. 집에 말을 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학교를 가서 밥을 혼자 먹으니까 짜증났다. 하지만 중요하지 않았다. 저때 막노동이 짭짤했다. 일당 8만원을 받았다"며 "계산해보면 한 달에 180만원을 받았다. 월세 25만원을 내도 돈이 남아 부자라고 생각했다"고 당시를 추억했다.
이어 기안84는 "군대를 다녀오니 어머니가 아파트를 사셨더라. 다시 집이 생기고 윤택한 삶을 살았다. 하지만 동네가 너무 풍경도 좋고, 자연 속에 있으니 욕망이 사라지더라. 그러니 더 큰물에 나가서 놀고 싶더라. 그래서 결국 학교를 자퇴하고 '내 인생을 승부 봐야겠다'라고 결심했다. 그래서 이말년 형님이랑 상수동 반지하로 이사를 갔다. 홍대였고 정말 너무 비쌌지만 아늑하지 않은 썩은 집이었다. 그곳에서 그림도 그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원래 있던 장판도 걷어냈고, 나태해진다는 생각에 콘크리트 돌바닥에서 생활했다"고 그의 독특한 정신세계를 엿볼 수 있게 했다.
기안84는 이말년이 결혼을 하면서 혼자 살게 됐다. "반지하에 혼자 남았는데 우울해지더라. 비가 오는데 곰팡이가 풀자라듯 올라왔다. 갑작스럽게 강원도로 이사를 갔다. 하지만 강원도의 풍경이 마음을 편안하게 해줘서 만족감에 사로잡히더라. 그래서 결국 도시로 돌아왔다. 헬스장, 도서관, 골프장, 스케이트장 까지 다 있는 경기도 화성시에 위치한 66층 메타폴리스에 전세로 살게 됐다"고 전했다. 56평 50층이었고 뷰가 어마어마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네이버' 소속이었지만 자꾸 마감을 못해서 회사로 들어가 살게 됐다는 기안84는 "당시 집이자 작업실이 됐다. 그곳에서 자고, 씻고, 빨래하고 밥도 먹었다. 그렇게 1년을 살았다. 그곳에서 복지를 즐겼다. 의식주를 다 할 수 있게 해줘서 너무 감사하고 죄송했다"며 아련하게 고백해 웃음을 자아냈다.
기안84는 "사실 중간에 몇 개는 건너뛰었다며 "이사를 너무 많이 했다. 이사비, 복비, 자동차 등을 합치면 집 하나는 샀을 거다"고 털어놨다.
끝으로 기안84는 "다음번엔 경제적인 부동산 이야기를 섞어서 그다음에서부터 산 곳의 이야기를 해보겠다"고 새 영상을 예고 하기도 했다.
한편 반지하에 살며 웹툰 작가로서의 성공을 꿈꾸던 기안84는 지난 2019년 11월 서울 송파구 석촌동 소재 상가 건물을 46억 원에 매입했다. 해당 건물은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로 현재 식당과 예능학원 등이 입주해 성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 시세는 60억 원 정도다.
[사진]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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