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성남시가 16년째 운영 중인 여성 전용 임대아파트가 남성에 대한 역차별이라는 주장이 청와대 국민청원에 제기됐다.
지난 2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여성 전용 임대 아파트 성남 XX마을의 남녀 공용 전환을 촉구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청원자는 "성남시 여성임대아파트 운영 조례가 만들어졌던 1980년대 시대 상황을 보면 열악한 환경에서 저임금을 받으며 단순노동에 종사했던 여성 근로자들의 주거권 보장을 위해 필요한 정책이었지만 2021년 현재는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더 이상 여성이라고 해서 대학에 안 보내거나 돈을 덜 주는 시대는 지났다"라며 "오히려 독박 병역으로 여성보다 사회 진출이 2년 정도 늦어지는 남성을 위한 보상 대책이 필요한 실정인데 그런 정책들은 성차별이라며 쪼그라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같은 지역에서 같은 직장을 다니며 같은 세금을 내고도 남성이라는 이유로 청년주택 입주 기회를 원천 박탈당하는 게 성차별 아니냐"고 지적했다.
청원인이 지적한 임대주택은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위탁운영하고 있는 다솜마을이다. 지난 2005년에 건립된 다솜마을은 성남시 중원구에 지하 2층~지상 15층의 3개동으로 지어진 200세대 아파트로, 입주 대상은 성남시 관내 업체에서 근무하는 미혼 여성 근로자다.
선정 방법은 운영 조례 시행 규칙에 따라 입주신청자 채점표에 따른 고득점자를 우선순위로 선정하고 있는데, 동점자간에는 저소득 근로자를 우선으로 하고 있다.
1인 세대 기준 임대 보증금의 경우 200만원에 월세 16만 5000원으로, 2인 세대는 1인당 임대 보증금 150만원에 월세 9만원이다. 거주자는 추가 계약 갱신을 통해 3회 연장이 가능하면, 최장 8년까지 살 수 있다.
한편 성남 시장 출신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최근 '남성 역차별' 문제를 언급하며 20대의 첨예한 젠더 이슈에 입을 열기 시작했다.
이 후보는 실질적인 평등을 위한 구상이라는 입장이지만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의 젠더 정책에 등을 돌린 '이대남'(20대 남성)의 표심을 끌어오기 위한 전략적 판단이 아니냐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이 후보는 지난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홍카단이 이재명 후보님께 드리는 편지'라는 제목의 글을 공유했다. 홍카단은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캠프 2030 자원봉사단이다.
해당 글 작성자는 민주당 실책의 핵심으로 '페미니즘'과 '부동산'을 꼽았다. 작성자는 "민주당은 페미니즘과 부동산은 볼드모트가 되어 감히 입밖에도 꺼내지 못하는 겁쟁이들과, 그 겁쟁이들을 만들어 낸 볼드모트들만 그득그득한 정당"이라며 "페미니즘을 비판하면 여성 혐오자가 되고 백래시가 되고, 이게 군사정권 시절 빨갱이 프레임이랑 도대체 뭐가 다르냐"고 비판했다.
이어 홍 후보를 지지한 이유에 대해 "페미니즘을 깨부숴달라는 우리의 요청에 유일하게, 진지하게 응답해줬던 사람"이라며 "왜 깨부셔야 하느냐? 페미니즘을 깨야 그 속에 숨어있는 청년문제가 보인다"고 주장했다.
작성자는 이 후보에게 "2030이 분열로 흩어지기만을 바라지 말고 2030 표의 주인이 이재명이 안 될 이유가 없지 않냐고 생각해 달라"며 "페미니즘을 멈춰달라. 그렇게만 한다고 약속하면 이재명을 찍었다고 자랑하고 다니겠다"고 했다. 이 후보가 이 같은 내용의 글을 공유한 건 '이대남' 표심을 잡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지난 9일에도 당 소속 의원들에게 2030 남성의 심리를 분석한 커뮤니티 글을 공유한 데 이어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여성이라는 이유로 차별받아서는 안 되는 것처럼 남성이라는 이유로 차별받는 것도 옳지 않다. 차제에 여성가족부를 평등가족부나 성평등가족부로 바꾸고 일부 기능조정을 하는 방안을 제안한다"며 본격적으로 이대남 공약에 나섰기도 했다.
[사진] 성남도시개발공사
ⓒ오펀 (www.ohfun.net)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ohfun.net